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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육아서

하루 10분의 기적 초등 패턴 글쓰기

아이의 글머리가 5일 안에 완성된다!

 

남낙현 지음

 


요즘 글쓰기가 대세인 듯하다. 엄마들이 모이면 다들 글쓰기에 대한 얘기들을 한다.
'독서가 답이다'에서 '글쓰기가 중요하다'로 포인트가 바뀐듯한 느낌이다.
물론, 글을 잘 쓰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렇지만 책만 많이 읽는다고 해서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글은 직접 써보아야 는다. 이건 불변의 진리이다.
그런데 어떻게 써야 할까? 무작정 쓰기만 해서 될까?
아이에게 글 좀 써보라고 하면 아이가 쓸 수 있을까?
어른인 나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너무나 막연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글쓰기를 독려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재미있게 글쓰기에 젖어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에는 아이뿐만 아니라 내게 적용시켜도 좋을 만한 글쓰기 패턴들이 들어있었다.
아이와 함께 저자가 제시해 주는 패턴들로 글을 써보고 싶어 진다.

 



10분간 패턴을 활용한 글쓰기

글쓰기에 있어서 가장 큰 관문은 일단 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첫 번째 도미노 블록을 찾아 쓰러뜨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관문을 열기 위한 무기를 갖고 있어야겠죠. 저는 두 가지 해결책을 권합니다. 그중 하나가 시간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글을 바로 적을 수 있게 만드는 패턴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10분이란 제한된 짧은 시간과 다섯 가지(관찰, 오감, 질문, 감정, 주제) 패턴 글쓰기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p.79

반복하면 실력이 된다
글쓰기 시간은 10분이면 됩니다. 이렇게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서 쓰지 않고 제한된 시간에 글을 쓰는 이유는 짧은 시간에 무엇이든 적는 시도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평소에는 자주 반복적으로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려는 의도가 들어 있습니다. -p.83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최적의 시간은 10분이었습니다.
10분간 글을 쓸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은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쓴 글을 고치는 것은 10분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글을 고치는 과정을 포함하면 자칫 아이가 글쓰기를 지루하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p.85



아이가 글감을 쉽게 찾아내는 다섯 가지 패턴 글쓰기


첫 번째 - 일상을 글감으로 만드는 관찰 패턴 글쓰기

관찰 패턴은 말 그대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글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이 패턴의 장점이라면 즉시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아이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벽에 시계가 걸려 있다.
동그란 모양이다.
시계 테두리는 군청색이다.
흰색 벽과 잘 어울린다.

시계에 바늘이 3개 있다.
지금 11시 15분이다.
짧은바늘은 숫자 11과 12 사이에 있다.
긴 바늘은 숫자 3에 있다.
가는 바늘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

아이들이 벽시계를 관찰하고 쓴 글입니다.
똑같은 시계를 관찰하며 쓴 글인데도 내용은 아이들마다 모두 다릅니다.
관찰 패턴을 설명할 때는 복잡할 것이 없습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을 하나 정해서 그것이 보이는 대로 글로 쓰게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시키지 않아도 평소보다 대상을 자세히 보게 됩니다. 자세히 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떠오르는 생각도 많아집니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을 때 사용하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하면 쉽게 그려냅니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듯 글로 써보라고 하면 처음에는 당황합니다. 만약 숟가락의 색이 은색이라면 그림을 그릴 때 은색 크레파스를 골라 그릴 것입니다. 관찰 패턴 글쓰기로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당연히 숟가락은 은색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다른 아이는 표현을 바꿔서 갈치와 비슷한 색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글로 묘사하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니까요.

관찰 패턴 글쓰기는 일단 글을 쓰게 하는 방법으로는 다른 어떤 패턴보다 쉽고 강력합니다.
관찰 패턴은 눈에 보이는 것을 묘사하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글쓰기를 하는 곳이 학교 놀이터라면 보통 무엇이 보인다는 식으로 글을 적게 됩니다. 그렇게 계속 적다 보면 어떻게 보인다는 식의 내용도 적게 됩니다.

'무엇이 보인다'로 시작하기
예> 그네가 있다. 미끄럼틀이 있다. 시소가 있다.
옥이가 그네를 타고 있다. 문성이가 모래성을 짓는다. 고무줄놀이를 하는 소영.

'어떻게 보이는가?'로 적어보기
예> 두 개의 그네가 있다.
엉덩이를 대고 앉는 곳은 나무로 되어 있다.
그넷줄은 쇠로 되어 있어 겨울에는 장갑을 끼지 않으면 차갑다.
그네를 타고 하늘을 보면 구름이 움직이는 것 같이 보인다.
놀이터 바닥은 누군가 모래성 놀이를 했는지 여러 군데 흔적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적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결국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관찰의 힘입니다.

 


두 번째 - 감각을 활용해 표현력을 기르는 오감 패턴 글쓰기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오감 패턴 글쓰기는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제공해줍니다. 아이들은 오감 패턴 글쓰기를 하고 나면 재미난 행동을 하곤 합니다. 과자를 먹기 전에 어떤 냄새가 나는지 코를 벌렁거리기 시작합니다. 국화꽃에서 나는 향기를 맡아보기도 하죠. 그런 아이들을 보며 글쓰기 수업에 함께 참여한 부모가 더 즐거워하며 글을 쓰는 모습도 종종 봅니다.

오감 패턴 글쓰기를 시작할 때 연필을 쥐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무엇이 보이나요?
어떤 향기가 나나요?
소리가 들리나요?
손으로 만져지나요?
어떤 맛인가요?

오감을 동원해 글을 쓰면 과거의 경험을 더 구체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시각적으로만 표현한 글보다 오감을 동원해 글을 쓰면 눈 내린 산의 풍경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에 눈이 내렸다."라는 시각적인 표현의 글보다 "새벽 찬 바람을 맞으며 오들오들 떨며 바라본 산에 눈이 내렸다."처럼 오감을 동원한 글이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눈, 코, 귀, 입, 손이 글을 쓰면 어떻게 썼을까?'라고 말해주면 됩니다.

오감 패턴 글쓰기를 할 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감을 모두 동시에 쓸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 가지 감각으로만 표현해 쓸 필요도 없습니다.
또 반드시 감각으로 느낀 것만 쓰는 게 아니라 오감 패턴을 활용하면서 떠오르는 글은 무엇이든 써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오감 표현이 없는 글을 쓴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인간이 지닌 모든 감각을 동원해 표현하면 글을 쉽게 쓸 수 있습니다.


세 번째 - 묻고 답하며 사고력을 키우는 질문 패턴 글쓰기

'왜'를 앞세우면 글이 써진다
아이들이 질문 만들기를 힘들어하면 먼저 '왜'를 앞세워 보도록 합니다.

왜 학교에 가야 하나?
왜 글쓰기를 해야 할까?
왜 강아지는 멍멍하고 짖을까?

질문에는 다양한 성격의 질문들이 있습니다. 거꾸로 질문은 아이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거꾸로 생각하게 만들고 그것을 글감으로 삼는 것입니다.

내가 선생님이 되었다면?
하늘을 걸을 수 있다면?
잠자리가 물속에 산다면 어떻게 수영을 할까?

또 한 가지, 상상 질문입니다.
상상 질문은 말 그대로 상상하는 모든 것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질문의 범위가 한정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상상하는 것 뒤에 질문을 붙여도 다양한 질문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달나라를 공짜로 가는 법
지구에 중력이 없어지면 어디까지 날 수 있을까?
내가 마블 주인공이 되면 일어나는 일

질문 패턴 글쓰기의 특징은 질문을 만드는 것 자체도 글쓰기에 포함된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패턴과 마찬가지로 지우개를 치우고, 10분 동안 멈추지 않고 쓰는 방식은 같습니다.
질문만을 만드는 방식을 사용해도 상관없고, 시간이 조금 여유롭다면 그 질문에 대해 10분 글쓰기를 하면 더 좋습니다.
질문을 만드는 것으로 끝이 아닌지, 글쓰기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만드는 만큼 아이는 자신의 호기심과 창의적 생각을 펼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많은 질문을 만들었던 아이가 질문 패턴 글쓰기를 하면서 신나게 글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을 스스로 찾은 만큼 당연히 글의 분량도 남다릅니다. 질문을 만들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계속 이어지고, 스스로 질문하면서 답을 찾아보기 때문입니다. 질문할수록 아이의 생각은 구체적으로 변해갑니다.


네 번째 - 마음을 깊이 살피는 감정 패턴 글쓰기

감정 패턴 글쓰기의 시작은 쉽습니다. 아이들에게 "즐거웠던 때를 떠올려 생각나는 걸 적어보세요."라고 말하면 됩니다.
감정 패턴 글쓰기는 글감을 밖에서 찾는 것을 멈추고 자기 안으로 시선을 돌리게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 덩어리를 글감으로 사용하면 쓸거리가 많아집니다.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감정 패턴 글쓰기를 할 때는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여러 종류의 감정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쁘다', '슬프다', '귀찮다'정도로 그치지 않고 어떻게 기뻤고 어떻게 슬펐는지에 대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양파껍질 벗기듯 알아갈 수 있습니다. 감정을 살펴 글감을 만들면 밤하늘에 수많은 별만큼 쓸 것이 많아집니다.

감정 패턴을 활용하면 자신의 감정을 알아갈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처지에서도 생각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길을 걷다 마주친 꽃에 감정이입을 하고서 글쓰기를 하면 내용도 풍부해지고 쓰고 싶은 것이 많아집니다.
"장미꽃이 예쁘다."라는 표현을 아이들이 꽃에 감정 이입을 한 글로 바꾸면 "장미꽃이 기분이 좋아 웃고 있다."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감정 패턴 글쓰기를 통해 상대방의 감정이 어떤지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바라보는 대상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도 자라납니다.

어떤 질문에도 모르겠다고만 답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은 그런 아이들을 보며 걱정을 하시지만, 아이가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다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감정 패턴 글쓰기를 하면서 조금씩 알아가면 됩니다.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 있다면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무엇 때문에 화가 나는지를 글을 쓰며 알아갈 수 있습니다. 더구나 화가 났을 때 글쓰기를 통해 알 수 있다면 그것을 가라앉힐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화가 난 것도 모르고 행동하면 더 크게 노여워하거나 불만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감정을 표현한 한 단어를 골라 다 같이 써보는 것도 좋은 시작입니다. 예를 들어 '기쁘다', '슬프다', '재밌다'등의 다양한 감정 표현 단어 중 하나를 골라 글을 쓰면서 서로 무엇 때문에 그 감정을 느꼈는지 들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방법입니다. 또 각자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자유롭게 골라 써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섯 번째 - 한 가지 소재를 다양하게 확장하는 주제 패턴 글쓰기

주제 패턴 글쓰기의 첫 번째 장점은 주제의 대상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에 관한 글을 다양한 관점에서 써보면 고양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됩니다. 고양이의 특징뿐만 아니라 추억도 꺼내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주제와 관련된 글을 세 편 이상 써보는 과정에서 지속적 글쓰기 연습이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다섯 편의 글을 쓴다면 한 번의 글쓰기 수업으로 다섯 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장점은 주제를 떠올리는 것 자체만으로 기획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도와줘야 하지만 주제 패턴 글쓰기를 하면 자신이 관심을 가진 것에 관해 여러 편의 글을 쓰기 위해 스스로 내용을 나누는 훈련이 됩니다. 따라서 기획을 하는 습관을 기르게 됩니다.

주제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음식을 말할 때도 있고, 갖고 싶은 것을 말할 때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평소 어디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됩니다.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떠올리면 다양한 것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직접적인 질문을 통해 찾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는 왜 다닐까?",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꿈꾸고 싶은 건 무엇일까?"처럼 직접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최고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면 좋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아이라면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주제를 정할 수 있습니다.
주제는 사소한 것에서 찾을수록 좋습니다.

 

 


엄마가 해줘야 할 일이 참 많다.
독서도 독려해줘야 하고, 글쓰기 지도도 해줘야 한다.
왠지 힘이 빠지는 하루다.
나의 이런 감정을 감정 패턴 글쓰기로 써보면 어떻게 될까?
이 책에 나오는 다섯 가지 패턴을 활용하여 일기를 써도 좋을 듯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일기 쓰기를 다시 시작해 보아야겠다.
많은 육아서와 교육서들이 때로는 독자인 나를 의기소침해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책에 나온 대로 다 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그중에서 한 두 개만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