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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나는 이 책을 펼치면서, 어떤 가르침을 받게 될까,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될까 생각했다. 본받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중 한 명은 무라카미 하루키. 그가 말해주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어떤 건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장편소설을 쓸 경우,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내 맥 mac 화면으로 말하자면 대략 두 화면 반이지만, 옛날부터의 습관으로 200자 원고지로 계산합니다. 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잘 안된다 싶어도 어떻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는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쓸 수 있을 때는 그 기세를 몰아 많이 써버린다. 써지지 않을 때는 쉰다, 라는 것으로는 규칙성은 생기.. 더보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도서관의 책들을 구경하다가 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채소의 기분이란 어떤 걸까? "꿈을 좇지 않는 인생이란 채소나 다름없다"라고 누군가 단호히 말하면 무심결에 "그런가?" 하게 될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채소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채소마다 마음이 있고 사정이 있다. 하나하나의 채소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면, 지금까지 인간으로서의 내 인생이란 대체 무엇이었을까 하고 무심코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그럴 때도 있다). -p.15 나는 하루키의 단편과 에세이를 좋아한다. 별거 아닌 것들(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특별하게(그러나 무덤덤하게 표현하는) 쓰는 그의 반짝반짝하는 글들이 참 좋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잡념이 사라진다. 그런 기분이 든다. 지금 내 고민들이 별거 아닌듯한 기분이. 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