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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쓸쓸하지만 쓸쓸하지 않은,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나의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글을 처음 읽은 건 스무 살이 되던 해였던 걸로 기억한다. 집에 꽂혀 있던 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그 책의 원제가 이라는 걸 알게 된 건 그 후로 꽤 긴 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무튼 나는 상실의 시대를 엄청 지루해하면서, 그래도 읽기 시작했으니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의 내용은 다 잊어버렸다. 단지, 내가 억지로 끝까지 읽었다는 것만 기억에 남아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하루키의 책을 그 뒤로 읽지 않았다. 첫인상이 그닥 좋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만약 상실의 시대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그 후로도 계속해서 많은 책을 읽었겠지만 말이다) 다시 하루키의 글을 읽게 된 건, 스물 다섯살 즈음이었던가. 누군가 내게 라는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이야기해 준 .. 더보기
반짝 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2000년 초반, 에쿠니 가오리를 비롯해서 많은 일본 작가들이 국내에서 꽤 인기를 얻었던 기억이 난다. 나 역시 그 당시 많은 일본 소설들을 읽었었다. 어딘지 모르게 감각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랄까. 그런 분위기가 좋았다. 소설의 내용 보다는 소설의 분위기에 더 끌렸다. 제목 역시 그랬다. 이라는 제목을 보고 어떻게 그 책이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나도 모르게 그 책을 이미 사고 있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또 다른 소설 는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국내 개봉도 했었다. 친구와 함께 영화 의 시사회를 보러 갔었다. 40대의 여성이 자기 친구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도쿄 타워. 우리는 그들의 나이 차이보다, 영화나 소설의 스토리보다 여자 주인공의 아름다움과 남자 주인공의 풋풋함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