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읽는 엄마/육아서

아이의 사생활2

책 구입 시기: 2020년 7월

 

PART1 도덕성, 작지만 위대한 출발

 

순간의 선택이 모여 도덕성을 이룬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빅토리아 탈와 박사 연구팀은 1천30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거짓말에 대한 연구를 했다. 거짓말에 관한 대표적인 이야기인 '늑대와 양치기'와 '조지 워싱턴의 도끼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그 이야기가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것이다. '늑대와 양치기'는 거짓말로 인해 동네 사람들에게 불신을 당하고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양들과 함께 잡아먹힌다는 내용이다. '조지 워싱턴의 도끼 이야기'는 어린 조지가 자신의 새도끼로 벚나무를 찍어 쓰러뜨렸고, 그 잘못을 아버지에게 솔직히 고백한다는 내용이다. 아버지는 용감하게 진실을 말한 조지를 칭찬한다. 연구 결과 조지 워싱턴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 중 43퍼센트가 거짓말을 덜 했다. 하지만 '늑대와 양치기'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듣고 나서 오히려 거짓말을 조금 더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처벌에 대한 위협을 강조하는 교육이 아이의 도덕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처벌보다 칭찬이 도움이 되었다. '벌을 받을 것이다'라는 지속적인 위협 속에 사는 아이들은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는 수법을 더 잘 배운다. 그래서 일찍부터 더 유능한 거짓말쟁이가 된다.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을 가르치는 만큼 정직성의 가치도 가르쳐야 한다. 

탈와 박사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줘서 거짓말하는 행동을 고치기보다는 부모가 본보기가 돼서 고쳐야 된다고 못 박았다.

 

초등 시기의 경험은 무척 중요하다. 이 시기에 중심이 단단하게 잡히면 청소년기에 겪는 혼란도 보다 가볍게 넘길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거 중 하나가 공정성에 대한 것, 즉 사회적 규약을 익히는 것이다. 사회적 규약은 암기과목 외우듯 공부한다고 익혀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만 익힐 수 있다. 또한 초등시기에는 결과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 그래야 도덕적 가치가 아이 내면에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 시기에 다양한 자극을 경험하고 그것을 새로운 과제로 받아들이고 성공해냄으로써 성취감을 맛보면 아이들의 뇌에는 아주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고 과정의 공정성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삶에 있어 꼭 필요한 기본적인 도덕적 가치관이다.

아이가 사회적 규범과 도덕적 가치를 배우는 데 가장 좋은 교재는 '관계'다.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계속 새로워지고 넓어지는 많은 관계들 속에서 아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새로운 규칙을 배운다. 그러므로 아이가 많은 대인관계를 통해 우정을 쌓고 공정한 경쟁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풍부한 경험으로 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이는 아이의 평생에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도덕성 없이는 사회성도 없다

도덕적 판단이 왜 중요한지를 많이 경험할수록 아이의 도덕성도 자라난다. 과잉보호를 하거나 일방적으로 지시하면서 키운 아이는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연습을 하지 못해 의존적인 사람이 된다. 아니면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아이를 단체 캠프나 체험 학교 같은 곳에 보내는 것도 도덕성과 사회성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익숙한 학교나 친구들이 아닌 낯선 사람 사이, 낯선 장소에 놓이면 아이는 전에 없는 갈등을 겪게 된다.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여러 유형의 사람들과 상황을 만날 것이고, 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벌어진 상황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해결할 힘이 있다. 아이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을 때 아이들에게 맡겨두면 기대 이상의 합리적인 해결책이 나올 때가 많다. 아이들 스스로 화해하고, 잘못이 있는 사람에게는 대가를 치르게도 하면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한다.


도덕성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가장 많이 위협받지만 그 상황을 잘 이겨내면 더욱 강력해진다.


결과보다 의도와 과정을 칭찬하라

칭찬은 아이의 도덕적 행동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특히 유아와 아동은 칭찬받는 행동이 곧 도덕적이고 올바른 행동이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이 공식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부모가 아이의 어떤 행동을 어떻게 칭찬하는가에 따라 그릇된 도덕관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칭찬의 기술에서 가장 미숙한 단계는 결과만을 칭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다섯 살 된 아이가 식탁 위에 있던 값비싼 꽃병을 깨고 말았다. 아이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서 시든 꽃에 물을 갈아주고 싶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꽃병을 깨뜨리게 되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이상, 아이의 '선한 의도'를 알아채기 어렵다.

부모들은 흔히 급한 마음에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그런데 이는 아이에게 잘잘못을 따져 묻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에 반해 '어떻게'는 아이가 상황을 조금 편안하게 말하게 만든다. 또한 부모가 비난을 목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관심 때문에 질문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왜 안 했니? → 어떻게 하고 싶니?

왜 싸웠니? →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줄 수 있겠니?

의도와 과정을 먼저 파악한 후, 칭찬할지 꾸중할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 아이의 선한 의도는 칭찬하고 위험상황에 대해서는 대비책을 알려주어야 아이는 자신의 착한 행동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다.

 

아이가 시험에서 백점을 맞았다. 결과를 칭찬하는 대신 "하루 30분씩 학습지를 풀었더니", "수업태도가 좋아지더니", "모르는 문제는 꼭 질문을 하더니" 등 평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한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두고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한다.

 

 

보상보다 효과적인 말의 힘

아이들은 어른들 생각보다 훨씬 지혜롭다. 어떤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면, 아이들은 더 잘 이해한다. 한 번에 받아들이지 못한다 해도 또다시 같은 상황이 닥치면 아이는 그 설명을 떠올린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아이 행동의 준거가 된다. 

무조건 "착하네. 잘했어"라고 칭찬하기보다 "이렇게 장난감을 가지런히 정리해놓았으니 다음번에 놀고 싶을 때 금세 찾을 수 있겠구나"하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이는 정리가 왜 필요한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행동하게 된다. 칭찬받는 것도 기쁘지만,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했다는 자긍심과 성취감은 아이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또한 도덕적 행위에 대해 보상을 약속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청소하는 것 도와주면 게임 30분 하게 해 줄게"라고 했다면, 다음에 또 청소를 돕게 하려면 그만한 보상을 다시 내걸어야 한다. 엄마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동기가 되어야 하는데,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미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런 일을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거기에 보상을 거는 것은 이미 형성된 내적 동기마저 짓밟는, 위험한 행동이다.

 

 

아동기, 사소한 규칙과 약속을 지켜라

육아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만 6~10세, 타율적 도덕성을 가진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만 고집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사회규범이나 공중도덕,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부모가 정한 육아 또는 훈육 원칙도 마찬가지다. 부모를 모방하고 부모로부터 습득한 원칙이 이제는 강력하게 행동을 제어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아이와 정한 원칙이나 규칙은 사소한 것이라도 지키는 것이 좋다. 아이 입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규칙이나 약속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사정이 생겨 아이와의 규칙이나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는 우선 아이의 속상한 마음에 대해 공감해주어야 한다. 실망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꼭 지킬 수 있는 다음 날짜를 다시 약속해야 한다.

칭찬은 물론 꾸중 또한 일관성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엄마의 기분에 따라 아이를 꾸짖는다면 아이는 부모의 권위에 의구심을 갖게 되고, 훈육 효과 또한 반감될 수 있다. 아이를 혼낼 때는 아이가 어떻게 해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유를 정확히 들어보고, 아이의 입장을 공감한 다음 올바른 행동과 해결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규칙을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기에는 기초적인 사회규범을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학교에서 정한 규칙, 학교생활을 병행하면서 이루어지는 가정에서의 규칙, 공중도덕, 교통규칙, 예의범절 등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PART 2 또 하나의 경쟁력, 자아존중감

 

자존감의 기반은 아동기에 완성된다

아이의 자아존중감은 생각보다 훨씬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다. 식탁을 온통 밥풀투성이로 만들며 처음 숟가락을 잡았을 때, 수십 번의 실수를 하며 어렵게 대소변 가리기에 성공했을 때... 그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한다. 

특히 자존감은 성공 경험과 더불어 자신에게 중요한 타인인 엄마, 아빠의 평가를 통해 형성된다. 성공 경험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부모가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해주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학교에 들어가서는 교사와 또래 친구들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 되면, 아이의 자존감은 대체로 굳어진다. 

아이의 자아상이 별 탈 없이 긍정적으로 발달해가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부터 꾸준히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느낌을 받으면서 자라야 한다.

 

 

부모의 공감이 아이의 자존감을 키운다

아이와 공감하려면,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반박하는 대신 인정해야 한다.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기란 입장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만약 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면 기분이 어떨까?', '나는 어떤 말을 듣고 싶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된다. 부모의 공감은 아이들이 자신을 유능하다고 느끼게 하는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다. 

일상에서 수없이 맞닥뜨리는 평범한 상황에서 부모의 공감이 차곡차곡 쌓여야 아이의 자존감이 만들어진다.

 

아이의 자존감, 이것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러나 시간으로 따지자면 그리 길지 않은 유아기, 아동기에 한 인간의 가장 많은 것이 결정된다는 것을 부모인 우리는 곧잘 잊는다. 엄마가 아이에게 던진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되어 성격을 바꾸기도 하고 아주 작은 경험이 나머지 삶의 태도를 결정짓기도 한다. 같은 조건 속에서도 어떤 아이는 성공을 배우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좌절을 배운다. 그 경계 지점에서, 나의 아이는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될까? 선택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요인은 바로 '자아존중감'이며 이 결정적인 요인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부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존감, 공감능력, 리더십의 관계

좋은 리더십은 아이가 내향적이냐 외향적이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그중 장점을 살려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 즉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자존감이 높고 공감능력이 높은 아이들에게 리더십이 더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건강한 리더십에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 의사소통능력, 적극성, 갈등 조절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를 끌고 가지 않는다. 대화로 갈등을 조정하면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나간다. 이런 자질들은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에게서도 발견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친구가 원하는 것을 잘 이해한다. 또한 협상능력과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서 실패하더라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이와 같은 자신감과 문제 해결 능력 때문에 많은 친구들이 자존감이 높은 아이를 믿고 따른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의사소통능력이 남다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 정서적 느낌 등을 다른 사람에게 정확하게 표현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바로 쌍방적 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의사소통능력은 리더십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이기도하다. 

의사소통능력의 핵심은 바로 '경청'이다. 

경청은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기본자세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야 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을 알 수 있고, 알아야 공감할 수 있으며, 공감해야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것은 내 의견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의견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것, 즉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자기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을 존중할 수 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으며 의사소통능력도 뛰어난 이유는 이 때문이다.

경청하는 습관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는 부모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이는 아이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준 부모의 태도에서 생긴다. 

 

 

아이의 능력을 믿어라

세상에서 신념처럼 무서운 힘이 없다.

자신감은 자아존중감의 기초이며, 자아존중감은 자신감의 기초다. 자신감이 있으면 자아존중감이 생기고, 자아존중감이 있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그런데 아이의 자신감 역시 자존감을 단단하게 세우는 토대인 '부모의 믿음'에서 나온다.

실수를 하더라도 부모가 감싸주고, 노력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한다면 아이는 부모와 함께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려 들 것이다. 또한 부모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물론 결점까지 아낀다는 사실에, 자신을 긍정적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부모의 믿음은 그런 엄청난 힘을 가진다.

아이가 해낼 수 있다고 믿어라.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 아이의 자신감은 종종 부모의 긍정적 사고에서 시작된다. 

무엇이든 부정적으로 말하는 부모는 무엇이든 부정적으로 말하는 아이를 만들어 좀처럼 자신감을 키울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긍정적인 눈으로 보면 희망이 보이고 자신감이 생긴다. 따라서 평성시 아이를 대할 때는 긍정적인 말을 주로 사용하는 연습을 하라.

 

 

자존감은 변화할 수 있다

만약 아이의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된다면 그때부터 부모가 자존감을 높이는 훈련을 시키면 된다. 이때는 부모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노력도 절실하다. 아이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려고 노력하고, 아이가 잘한 것을 찾아보고 아이에게 그것을 깨우쳐주어야 한다. 또한 아이가 잘할 수 있는 쉬운 일을 찾아 자주 해보게 함으로써 성공의 경험을 늘려주어야 한다.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은 대체로 무엇이든 스스로 잘 결정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선택의 폭이 너무 넓으면 아이가 움츠러들 수도 있으므로, 처음에는 세 가지 중에서 고르게 하고, 점점 그 가짓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물건을 사러 가거나 산책을 할 때 눈에 보이는 것 중 무엇을 좋아하는지 넌지시 물어보는 것도 좋다.

선택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연습의 하나이며 또한 자신감을 키워주는 또 다른 방법이다. 물론 아이가 잘 해내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껴안아주거나 칭찬의 말을 건넨다. 부모의 따뜻한 칭찬과 격려는 아이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데 어떤 보상보다 효과적이다.

 

 

도전을 통해 배운다

아이는 소소한 일상에서 아주 작은 도전을 해 성공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능력을 믿게 된다.

아이가 성공과 실패를 다양하게 경험하게 하려면 부모가 좀 더 대범해져야 한다. 아이를 믿고 뭐든 도전해보게 하되, 실패해도 된다는 것, 다시 하면 된다는 것을 말해주면 된다. 

시합에 져 풀이 죽은 아이에게 "원래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거야"하고 말해주는 것도 좋지만, 부모의 생생한 경험을 곁들여 조언하면 더 좋다. "아빠도 달리기에 졌을 때 정말 짜증 났어. 자꾸 2등만 했거든. 그래서 혼자 운동장에 남아서 연습을 했어. 이따 운동장에 가서 연습해볼까?" 엄마나 아빠도 실패의 경험을 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아이가 자신의 실패를 통과의례로 여기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실패와 성공 그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와 성공의 경험으로 아이가 정말로 배워야 하는 것은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이다. 

 

 

다양한 경험으로 주도성을 기른다

도전은 곧 경험이다.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있어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가 '경험의 힘'이다.

아이들은 다양한 성공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주도성을 길러야 한다. 그럴 때 자존감도 커진다. 아이가 맛봐야 할 성공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의 작은 일들을 주도성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으면 된다. 신발을 혼자 신고, 입고 싶은 옷을 직접 고르는 정도만 돼도 충분하다. 조금 더 나아가 집안일이나 작은 심부름도 좋다. 엄마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던 빨래를 개키는 일을 자신이 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대단한 성취감을 얻는다. "정말 잘 갰구나. 엄마가 일손을 덜었네" 하는 칭찬이 더해진다면 아이는 자신의 가치를 더 크게 느낄 것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는 주도성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도전해야 할 과제가 많아진다. 어른들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라 해도 아이는 그 모든 일을 잘 해내고 싶어 한다. 숙제하기, 준비물 준비, 수업태도는 물론이고 줄 긋기, 지우개로 글씨 지우기까지 아이는 모두 다 잘하고 싶다. 그런데 그 마음도 모르고 부모의 잔소리가 날아온다. 아이가 더디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해내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부모가 해주려 할 때, 아이는 주도성을 잃고 자존감도 잃어간다. 아이 스스로 판단하여 해낼 기회를 박탈하며 부모가 간섭하는 순간, 아이의 존재 가치도 빼앗는 것임을 기억하라. 

부모는 아이의 실수를 가려주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에게 실수할 기회를 주고, 그런 경험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부모가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아이는 스스로 일어서서 자기 몫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 힘, 자존감을 잃고 만다.

 

한 번쯤 숙제를 안 해도, 준비물을 안 챙겨도 괜찮다. 아이가 실수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이 두려워 부모가 나서서 미연에 방지하려고만 들면 아이는 숙제를 반드시 해야겠다거나 준비물을 꼭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할 수 없고, 그런 상황에 대응해 급하게 숙제를 하거나 준비물을 친구에게 빌려 쓰는 경험을 할 수 없다. 아이에게 규칙이나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것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 다음은 아이가 실수하면서 배워가게 하면 된다. 그래야 스스로 자랄 힘이나 자존감을 기를 수 있다.


부모가 시키고 싶은 일과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부딪혔을 때, 이것만 기억하라.

시키는 일에서의 성공은 아이의 자존감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위해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매일 다시 읽는다. 

책에 그어진 밑줄과 별표를 보면서 그때 나는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구나를 알 수 있다.

열심히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었던 주옥같은 내용들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언제부턴가 아이의 학습에만 관심이 치우쳐 있었다.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 수업 시간에 잘 집중하는지,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지 등의 기본적이지만 어려운 부분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기본적이지만 어려운 부분의 해결책은 바로 부모의 올바른 양육과 그로 인한 높은 자존감이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존감. 많은 육아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도 기승전 자존감이 아닌가!

자존감이 있어야 자신감도 있고 그래야 사회성도 생기고.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한 초등기를 아이는 잘 보내고 있을까?

나는 아이의 초등기를 잘 이끌어주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