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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육아서

엄마 냄새

책 구입 시기: 2014년 2월

 

엄마가 가진 놀라운 능력, 엄마 냄새가 아이의 인생에 기적을 만든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

 

아이를 낳고 나서 정말 힘들었다. 내가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이 아이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

걱정과 두려움이 매일 나를 짓눌렀다. 아이를 안고 있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내가 낳은 이 생명을 잘 지켜내지 못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너무나도 컸다.

그때, 사실은 나에게도 엄마가 필요했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은 조리원동기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처음 겪어보는 육아에 발을 동동 구를때, 그녀들에게는 든든한 '엄마'라는 지원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오롯이 '혼자' 내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 

부족한 내가 뭘 해줄수 있을까? 아이를 볼 때마다 주책맞게 눈물이 났다.

그런 나에게 <엄마 냄새>는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책에서는 그냥 아이를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 주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이 곁에 꼭 붙어서 엄마 냄새를 맡게 해주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 이거라면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런저런 일로 상심해 드러누웠던 엄마들이 심리 치료를 받지 않고도 자식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벌떡 일어나는 것은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누구 엄마'라고 불리는 것이다. 자식 때문에 산다는 것은 절대로 변명이나 합리화가 아니다. 비겁한 것은 더욱 아니다. 주체성이 없다는 것은 현학자들의 말장난일 뿐이다. 자식 때문에 사는 당신은 지구에서 몇 안 되는 진실하고 순수한 의미 중 하나를 찾아서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자식 때문에 산다는 것은 실로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자식이 우리 삶의 의미가 되려면 자식이 어렸을 때는 우리가 그들의 의미가 되어주어야 한다. 엄마만 있으면 안심되고 엄마만 있으면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고 엄마만 있으면 뽀송뽀송한 이불에서 잘 수 있어서 엄마만 있으면 살 수 있을 것 같아야 한다. 엄마는 한때 자식의 삶의 의미이다. 물론 자식이 스무 살쯤 되면 이제는 그들이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예전보다 거리를 두어도 된다. 이때는 오히려 자식이 내 삶의 유일한 의미가 되거나 자식의 유일한 의미가 엄마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런 경우는 자식을 향한 집착이 되기 때문이다.  -p.73/74


나는 00엄마라고 불리는 걸 좋아한다.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을 하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계속해서 자기 계발을 하고 공부도 하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나는 아직 시기가 아닌 것 같다. 

나 역시 일을 하고 싶다. 그런데 그 일이 나를 위해서만이 아닌, 내 아이를 위하기도 하는 그런 일이었으면 좋겠다.

자기 계발도 좋고 공부도 좋다. 그런데 나는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라 그 모든 것을 다 하면서 아이를 돌볼 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아이를 돌보는 데에 집중할 뿐이다.

 

지금, 나의 정체성은 '00 엄마'이다. 

나는 내 아이의 엄마인게 너무 좋다. 그래서 00 엄마라고 불리는 게 너무 좋다.

내 아이가 지금 내 삶의 의미이다.


성장한 아들에게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빴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마다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얘야."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갔기 때문에
한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놓지도 않는다.

한때는 늘 바빴던 내 두 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 없다.
하루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중에서

 

-p.130/131

 


이 책은 읽으면서 밑줄 친 것도 거의 없다. 

시기별로 뭐가 중요하고 뭘 해줘야 하고, 학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이야기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으면서 울었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읽었는데, 또다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는 지금도 엄마 냄새가 기억난다. 신기한 일이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냄새가 기억난다. 그리고 그 냄새를 맡던 당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늘 피곤했던 엄마가 깊은 낮잠에 빠져있었다. 나는 잠이 오지 않았지만 그냥 엄마 옆에 딱 붙어 누워있었다.

몇 살 때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때 맡았던 그 냄새가 지금도 기억이 난다.

 

내게서는 어떤 <엄마 냄새>가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