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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육아서

슈퍼 조기교육

책 구입 시기: 2015년 9월

 

조기교육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적기교육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슈퍼 조기교육

이 책을 구입했을 당시, 아이는 세 살이었다.

나는 기저귀를 뗀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를 데리고 24개월부터 다닐 수 있다는 놀이수학 학원에 갔다.

(기저귀를 뗄 때에도 이 책에 나온 배변훈련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배변훈련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딱히 내가 조기교육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고 집에 있는 아이가 심심해 보이기도 했고, 나도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했다.

(수업은 일주일에 1번, 40분 수업이었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40분의 꿀 같은 휴식을 갖게 되었다)

주위에서는 나를 극성이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 아빠가 아닌 다른 어른과 일대일로 상호작용을 하며 매우 즐거워했다.

수업이 끝나면 우리는 같이 산책도 하고 외식도 했다. 

즐겨 가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제는 없어지고 다른 가게가 들어왔지만 아이는 지금도 그 가게를 기억한다.

아마도 가게 사장님이 자신을 예뻐해 준 그 기억이 아이에게 남아있기 때문인듯하다.

어쨌든, 당시 나는 주위에서 극성이라는 눈치를 받으며 의도치 않게 '조기교육'을 하는 엄마가 되어버렸다.

정작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수학학원에 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내가 지금 애를 데리고 학원에 다니는 게 정말 조기교육일까? 정말 나쁜 부작용이라도 생기는 걸까?

이런 걱정에서 이 책을 샀던 것 같다.

그리고 당시 통문자로 한글 교육을 시키던 주위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이 책을 읽고 한글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아이가 자음과 모음을 이해할 시기를 기다렸다. 낱글자로 한글을 익힐 수 있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음악도 주위에서 피아노를 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가도 시키지 않았다. 그저 이 책에 나온 대로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주었다. 그리고 어느 날(6살 때였다) 아이가 자기도 친구들처럼 피아노가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 조금 더 기다리게끔 했다. 대신 피아노를 먼저 사고, 엄마인 내가 피아노를 쳤다. 그리고 아이는 6살이 끝나가는 12월에 처음으로 레슨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가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었던 건, 이 책을 읽고 그 내용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책 제목이 <슈퍼 조기교육>이라서 어쩌면 오해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극성 엄마라고 오해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 '적기교육'과 '아이 맞춤형 교육'임을 알 수 있다.

다만, 교육의 시기가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조기교육'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제목을 '적기'교육이 아닌 '조기'교육으로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의 유아기 때, 어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에 대해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조기교육이 아이의 성장발달에 미치는 악영향

조기교육은 아이의 성장발달과 상극이다

유아기 때는 정서를 안정적으로 발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의 정서 발달은 유아기를 놓치면 절대로 다음 기회가 없다. 그래서 유아기에 정서가 건강하게 발달하지 않으면 영원히 제자리걸음을 한다고 보면 된다.

 

아이가 정말 똑똑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싶다면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우선은 안정적인 애착관계부터 형성해야 한다.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자리를 잘 잡아야 또래집단과의 관계도 건강하게 형성되며 주변 환경도 안정을 찾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아이가 똑똑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안정적인 애착관계가 형성된 이후라고 하더라도 조기교육은 여전히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방해하는 위험요소를 끌어안고 있다. 조기교육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아이가 크나큰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성 하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낯선 곳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만을 따진다.

그런데 사회성 발달의 첫걸음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서부터 시작된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도, 낯선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불편한 감정을 다스려서 그것을 편안하고 좋은 감정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사회성 발달에 있어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잘 조절하는지 여부다.

우리가 경험을 해봐서 잘 알겠지만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감정을 잘 다스릴 수가 있다. 그런데 조기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것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크나큰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할까? 조기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신경질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거나 유독 얼굴이 어두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조기교육이 아이의 회복탄력성에 미치는 악영향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좀 더 근사한 말로 표현하면 '회복탄력성'이라고 한다. 

회복탄력성이 강한 사람들은 실패를 하더라도 그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하니, 회복탄력성이 성공하는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핵심임에는 틀림없다.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단 실패나 좌절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극복하는 경험 자체가 회복탄력성을 단련시키는 훈련이 되는 것이다.

조기교육이 회복탄력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실패나 좌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너무 적다. 아이들이 경험하게 되는 실패나 좌절은 별게 아니다. 그네를 먼저 타려고 하다가 친구와 다툼이 벌어지고, 줄넘기를 한 번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것이 여의치가 않고, 온 정성을 다해 쌓은 모래성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상황 등이 아이들에게는 실패나 좌절의 경험이 된다. 그런데 책상 앞에서는 이런 경험들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조기교육을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게 된다. 

스스로 판단하는 힘이 적어지는 것도 문제다. 실패를 경험했을 때 스스로 이겨내야겠다고 느껴야만 회복탄력성이 가동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조기교육은 부모에 의해 유도되고 강요되므로 자신의 힘으로 뭔가를 극복해야겠다는 판단을 할 필요가 없다. 혹시나 내 힘으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도 실제로 그렇게 행동해본 경험이 없으니 방법을 몰라 결국 실천으로 옮기질 못한다.

 

 

조기교육이 아이의 자기 주도성에 미치는 악영향

자기 주도성은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망가뜨리지 않는 이상 계속 발현이 된다. 그리고 자기 주도성이 학령기로 접어들면 모든 부모들의 희망사항인 자기주도 학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자기 주도성이 성장과정에서 많이 훼손된다는 점이다. 아이가 자기 주도적으로 세상을 탐색해나갈 때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고 탐색의 폭을 점점 넓혀줘야 하는데 더러운 것을 입에 넣는다고 야단을 치고 집안을 어지른다고 제압을 하는 바람에 타고난 자기주도성이 점점 설 자리를 잃는 것이다.

조기교육도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교사나 부모에게 일방적으로 배우는 입장에서는 엉뚱한 질문도, 다르게 해보고 싶은 욕구도, 한번 더 반복해보고 싶은 바람도 묵살되기 일쑤다. 제시된 과제를 정해진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주도적으로 뭔가를 탐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조기교육이 아이의 공감능력에 미치는 악영향

유아기의 공감능력은 도덕성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 

공감능력은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받아본 경험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한다.

요즘 아이들이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엄마로부터 충분한 공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엄마의 공감을 대신해줄 디지털기기들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아이가 울면 무엇 때문에 울고 어떻게 해야 그 울음을 멈출 수 있을지를 따져보기도 전에 일단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부터 아이 앞에 내어놓는다. 그러면 디지털기기의 강력한 자극은 아이를 금세 사로잡아 울음을 그치게 한다. 그래서 디지털기기는 공감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첫 번째 주범이다. 

두 번째 주범은 바로 조기교육이다. 아이는 '그거 너무 어려워요.', '재미없어서 하기 싫어요.', '나가서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라고 끊임없이 엄마에게 감정표현을 하는데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고 자꾸만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는 것이다. '어려워요. 힘들어요.'라는 감정을 표현했을 때 그것을 공감 받지 못한 아이는 다른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힘들어할 때 그것을 외면하기 십상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는 왕따 문제도 결국엔 공감능력 부족과 연결이 된다. 상대방이 얼마나 아프고 무서울지 공감하지 못하니 사정없이 괴롭히고 헐뜯는 것이다. 부모들은 비인간적인 왕따 문제가 교육현장에서 당장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왕따 문제는 부모들의 잘못된 교육방식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모른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왕따문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아이가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 그 첫 시작은 바로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는 것이다.

 

 

조기교육, 안 하는 것이 최선일까?

요즘 시대에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일종의 방치다

조기교육은 남들보다 조금 앞서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무조건 어려운 것을 많이, 그리고 빨리 배우기를 강요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크나큰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적기교육은 이와 반대다.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기 때문에 행복한 교육이 가능해지는 반면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그렇다면 강요하느냐 혹은 기다리느냐의 문제를 떠나 좀 더 현명하게 접근해보면 어떨까?

강요하지 않으면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먹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하는 '슈퍼 조기교육'이다. 강요는 하지 않되,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그것에 관심을 갖고 시도해보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교육방식 말이다.

 

조기교육이라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조기교육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옆집 아이도 하니까, TV에서 본 아이가 무엇 무엇을 해서 성공했다고 하니까, 육아카페에서 그것을 안 배우면 안 된다고 하니까 일단 내 아이도 시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식의 교육은 아이를 키우는 약이 되기는커녕 아이를 망치는 독이 되고 만다. 

 

 

슈퍼 조기교육의 핵심은 환경 만들기

적절한 자극으로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

슈퍼 조기교육의 기본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무작정 학습지를 배달시켜 한글 공부를 시킬 것이 아니라 한글 공부를 하고 싶게끔 만들면 된다. 숫자를 가르치겠다고 일단 숫자가 적힌 벽보부터 붙일 게 아니라 숫자에 흥미를 보일 만한 계기부터 만들어야 한다.

 

환경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다. 아이들은 왕성한 호기심을 타고났기 때문에 아주 조그마한 자극만으로도 금세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책을 읽게 하고 싶다면 아이가 평소에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골라 슬그머니 방바닥이나 거실 바닥에 놓으면 된다. 호기심쟁이 우리 아이들은 왔다 갔다 하다가 그 책이 눈에 띄면 이게 무엇인가 싶어 저절로 펼쳐보게 될 것이다. 

 

진정한 교육의 가치는 자존감을 키워주는 일이다

아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아직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거나 별다른 의욕이 없어 보인다면 그때는 과감히 마음을 거두고 기다려야 한다. 아이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강요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아이의 자존감만 훼손될 뿐이다.

 

뇌 발달에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

전두엽이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인 만 3세부터 만 6세 사이에는 한글이나 영어나 수학 공부가 아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 어떤 학원에 보낼까, 어떤 교사에게 맡길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우선 밖에 나갔다 오면 손발을 깨끗이 씻고, 식탁에 바르게 앉아 식사하며, 쓰고 난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어른들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것부터 가르치도록 하자. 떼를 쓰는 것보다는 예쁜 얼굴로 또박또박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의사전달 방식임을 훈련시키고,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사실도 알려주도록 하자. 유아에게 문자학습을 시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지만 사회성과 감성, 인성에 대한 교육은 저축이 되어 이자까지 붙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슈퍼 조기교육의 연령별 체크 포인트

 

슈퍼 조기교육은 태교에서부터 시작된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 좋은 부부가 되어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부모가 되어 태교에서부터 정성을 쏟으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조기교육이다. 그러므로 조기교육의 출발점은 태교라는 것, 그리고 태교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0~24개월 집중력의 초석이 다져지는 시기

태어나는 순간부터 24개월까지는 무엇보다 엄마와 아이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이 시기에 조기교육을 한답시고 아이에게 교육용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고 방문교사를 초빙하여 학습을 시키는 부모들이 있다. 엄마와 눈을 마주치고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디지털 기기를 통해 학습을 하고 방문교사가 시키는 것을 따라 하느라 그 기회를 빼앗기는 것이다. 낯선 사람이 와서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어려운 학습을 시키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아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24~36개월  확고한 목표의식의 기반이 되는 시기

24개월이 지나면서 아이가 미운 짓을 하는 이유는 자아가 생겨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발달과정상 아주 자연스럽고 건강한 일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

 

24개월에서 36개월 사이에 주입식 조기교육을 하게 되면 아이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된다. 이제 갓 24개월을 넘긴 아이 중에 스스로 한글 공부 숫자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어디 있을까. 대부분 부모에 의해 강제로 시작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자율성을 보장받으며 독립성을 키워나가야 하는 결정적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 시기에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아주 큰 변화 중에 하나가 바로 배변에 관한 것이다.

배변훈련은 아이의 독립성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이에게 배변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자율성을 준 뒤 배변훈련을 잘했을 때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 아이는 혼자의 힘으로 뭔가 대단한 것을 해냈다는 뿌듯함에 독립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배변훈련이 잘 이루어졌다면 그 다음에는 식사 훈련과 친구관계로 점점 확장해나가면 된다. 그리고 전반적인 생활습관도 같은 방법으로 서서히 습득할 수가 있다.

만약 아이가 학교에 간 이후에도 제 할 일을 혼자서 못하고 엄마 아빠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배변훈련에서부터 뭔가 잘못된 점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배변훈련에서 자율성을 보장받으면서 건강하게 독립성을 키워나간 아이는 그 이후의 과제들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커서도 제 앞가림 못하는 아이에게 시험공부 하라고 잔소리 퍼부어대고, 일일이 준비물 다 챙겨서 가방에 넣어주고, 아이 대신 밀린 숙제를 해주고 싶지 않다면 독립성에 대한 조기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 시작은 배변훈련이다.

 

이 시기에 배변훈련을 잘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배변훈련은 곧 조기 성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영유아기에 이루어지는 조기 성교육은 지식교육이 아니라 태도 교육이다. 

성에 대한 태도가 결정되는 첫 번째 순간이자 가장 중요한 순간이 바로 배변훈련이다. 

 

배변훈련을 할 때, 특히 기저귀 갈아줄 때는 아이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지혜를 동원해야 한다.

 

 

만 3세~만 6세  자기주도 학습을 준비하는 시기

이맘때가 되면 부모에게 심하게 말대꾸를 하거나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세상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은 게 이 시기 아이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강한 척을 하면 일단은 그것을 수용해준 뒤 적절한 반응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다소 거친 말로 자극하더라도 버릇없이 군다고 무작정 야단부터 칠 것이 아니다. 아이의 거센 공격을 받아 상심하고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면 된다.

 

 

유아미술

미술교육에 있어 최대의 적을 두 가지 꼽으라면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미술교육과 색칠공부를 내건다.

무엇보다 유아미술은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다. 그냥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면 된다.

자기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능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색칠공부를 주면 창의적인 표현보다는 모방을 하게 된다. 또한 아직 소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검정 선 안에 색깔을 채워 넣는 일 자체가 고된 노동이다.

 

그렇다면 유아미술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그냥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

 

유아 미술교육 핵심

  • 형태가 아니라 느낌을 존중한다. - 자신의 표현을 누군가가 인정해준다는 사실로 인해 아이는 표현을 더 잘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 반드시 묻고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 아이에게 어떤 그림이냐고, 무엇을 표현한 것이냐고 물어보면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대답한다. 우리는 누구나 다 인정받기를 좋아한다. 따라서 형태가 없기 때문에 어른들의 눈에는 한낱 낙서처럼 보이는 그림도 인정해주고 관심을 가져줄 때 올바른 미술 조기교육이 시작된다. 자신을 잘 표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우리는 아이가 자신의 느낌을 자유롭게 그려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부지런히 물어봐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그림은 반드시 묻고 듣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가르치지 말고 허용해야 한다 - 자신의 느낌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을 허용받은 아이들은 별다른 가르침이 없더라도 점차 발전적인 그림을 그리게 된다.

 

한글은 언어발달 단계에 맞춰 사고력을 키운다

많이 들려주는 것이 한글교육의 첫걸음

듣기를 통해 언어적 자극을 충분히 받은 아이는 그 다음 과정들이 수월해진다. 무엇보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흥미와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또한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말하기, 읽기, 쓰기, 짓기의 과정이 물 흐르듯이 술술 진행된다.

그러므로 어린아이를 상대할 때 부모는 수다쟁이가 될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 적절한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바르고 고운 말로 감정을 풍성하게 표현하는 감성적인 수다쟁이, 정확한 사실을 알기 쉬운 눈높이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친절한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칠 때

통글자는 엄연히 암기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이해력은 높일 수 있겠지만 사고력은 떨어뜨릴 수 있다.

낱글자 교육은 통글자 교육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난 다음에는 자기주도적으로 한글을 습득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낱글자는 글자와 글자가 만나 하나의 단어가 된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한글을 확장해나가며 배울 수 있다. 그러나 한글 스티커나 플래시카드를 이용해 통문자로 한글을 배운 아이들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진달래'와 '청소기'는 읽을 수 있는데, '청진기'는 읽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고 만다. 아이가 생각해서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암기해서 읽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띄어쓰기나 맞춤법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굳이 매뚜기가 아니라 메뚜기라고 지적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이 되면 아이는 메뚜기라고 쓰게 된다. 그러나 자신감이나 흥미를 잃으면 제대로 된 한글교육은 물 건너간다.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기보다는 잘한 부분을 인정함으로써 더욱더 어려운 단계로 올라설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주도록 하자.

 

 

수학은 계산보다 개념이 중요하다

연산보다는 사고력에 집중해야 한다

유아기 때부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은 아이들은 어떤 수학문제를 접하든 논리적으로 공식을 만들어 답을 수월하게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유아기에는 단순한 연산이 아닌 논리적 사고력을 높여주는 자극을 주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

 

 

음악은 기술이 아닌 느낌을 가르쳐야 한다

음악교육의 근본적인 목표는 감성을 키워주는 데 있다.

악기는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음악교육에서는 주객이 전도된 듯하다. 음악을 느끼기 위해 악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배우기 위해 음악을 이용한다는 느낌이 든다. 감성이 배제된 음악교육, 그래서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연주하면서 장난스럽게 웃는 아이들. 도대체 무엇을 위한 음악교육인지 한숨만 나온다.

 

음악 조기교육은 많이 들려주는 것이 관건이다

감수성을 높이는 음악교육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음악을 많이 들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

 

 

한자는 놀이처럼 글자의 의미를 알려준다

잘 알다시피 한자는 상형자, 지사자, 회의자, 형성자로 나뉜다. 그래서 글자마다 각각의 뜻과 의미가 담겨 있다. 개중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는 글자도 있다. 그것들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다른 문자들보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에 두뇌발달에 좋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무작정 한자를 배운다고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한자가 가진 특징과 장점을 잘 살려서 제대로 배우지 않는 이상 그 역시 하나의 암기과목에 지나지 않는다.

유아의 두뇌발달에 있어 암기는 독이나 다름없다.

 

 

독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한다

독서 조기교육에 있어 가장 정성을 쏟아야 할 부분은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작정 책을 들이밀면서 읽어보자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져도 보게 하고 입으로 물어뜯게도 하고 힘껏 던져보기도 하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책을 좋은 것, 즐거운 것, 흥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독서의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진다.

 

만약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아이가 그림책 내용과 다른 대답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콕 집어 지적하거나 굳이 수정하려고 하지 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유아기의 독서는 정확하게 분석하고 많은 것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감으로써 창의력을 극대화하고 사고력을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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