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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아이의 책

감기 걸린 물고기

아이고 배고파! 어떻게 하면 저것들을 잘 먹었다고 소문나지?

옳지! 그 방법이 있었지.

히히....

 

 

다른 물고기들을 잡아먹기 위해 포식자 물고기는 묘수를 떠올립니다.

바로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었죠.

먼저 빨간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다는 소문을 냅니다.

"감기 걸리면 열이 펄펄 나잖아. 그래서 빨간 거야! 그런 것도 몰랐어?" 

 

다른 물고기들은 처음엔 갸우뚱합니다.

물고기가 감기에 걸린다고? 이게 무슨 소리야!

그러다가 차츰 빨간 물고기를 배척합니다.

그러고 보니 몹시 빨개. 

어쩐지....빨간 게 기분이 안 좋더라고.

나랑은 상관없어.

우리한테 옮을지도 몰라. 같은 색끼리 뭉치자!

아니야.... 우린 감기 안 걸렸어. 원래부터 빨간색이었어!

 

빨간 물고기들이 외쳐보지만 이미 그들은 버림받았습니다.

당장 나가!

빨간 물고기들은 무리에서 쫓겨나고 포식자는 그들을 꿀꺽 삼켜버립니다.

그다음은 노란 물고기 차례입니다.

얘들아~ 노란 물고기도 감기에 걸렸대~ 그새 옮았다는구나~

 

감기 걸리면 노란 콧물이 나오잖아. 그래서 노란 거야!

그런 것도 몰랐어? 이 친구들 큰일 나겠군!

 

노란 물고기들은 빨간 물고기들이 그랬듯이, 무리에서 쫓겨나 포식자의 먹이가 됩니다.

포식자의 탐욕은 끝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파란 물고기 차례가 되었습니다.

얘들아~ 파란 물고기도 감기 걸렸대!

감기에 걸리면 으슬으슬 춥거든, 파랗게 질린 얼굴 좀 봐~

 

이제 남은 건 회색 물고기와 검은 물고기들 뿐입니다.

남은 물고기들은 서로를 의심합니다.

소문은 누가 내는 거지? 진짜 감기에 걸린 걸까?

뭐? 지금... 감기 걸린 물고기 편드는 거야?

너희들 의심스러워!

 

회색 물고기들과 검은 물고기들이 싸우고 갈리지는 사이 포식자는 그들을 전부 먹어치웁니다.

포식자의 배속에 들어가서야 물고기들은 헛소문에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의미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지, 아이는 어떻게 해석할지 알 수 없었지만 아이에게 꼭 읽어주고 싶었습니다.

글밥이 적다고 쉬운 책이 아니라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일곱 살 때 읽어주었던 책인데, 아홉 살이 된 지금은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엄마와 아이가 얘기를 나누어도 좋고, 또래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눠도 재미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

 

뒤늦게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물고기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고기들의 심리를 이용해 자신의 배를 채운 포식자 물고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책을 덮고 뒷 이야기를 만들어 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