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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아이의 책

놀이터의 왕

아이는 자라면서 때때로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괴롭힘을 당해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지요.

그럴 때 아이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주기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주세요.

이 책에 나오는 아빠처럼요. 아이를 사랑하고 아낄수록, 아이를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아이들 곁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지켜 주세요.


놀이터를 좋아하는 케빈은 스파이더맨 티셔츠와 배트맨 팬티로 한껏 힘을 내고 나서보지만 왠지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놀이터에 새미가 있을까 걱정이 되었죠. 새미가 놀이터에 있으면 케빈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어요.

미끄럼틀을 타고 싶었지만 새미의 으름장에 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빠는 케빈을 보고 말합니다.

"놀이터에 간 줄 알았는데."

 

 

케빈은 새미가 한 말을 아빠에게 얘기합니다.

"내가 미끄럼틀을 타면 새미가 밧줄로 꽁꽁 묶어 놓겠대요. 절대로 도망치지 못하게 손발을 모두 묶을 거래요."

아빠는 케빈의 말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런, 정말 그렇게 말했니? 그럼 새미가 널 묶는 동안, 넌 어떻게 할 건데? 그냥 가만히 있을 거니?"

케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막 발길질을 할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그럼, 그렇게 하렴."

 

 

다음날도 케빈은 놀이터에 갑니다.

그러나 구덩이를 파서 묻어버리겠다는 새미의 으름장에 또다시 그냥 집으로 돌아갑니다.

케빈은 아빠에게 새미의 얘기를 하고, 아빠는 케빈에게 되묻습니다.

"새미가 구덩이를 파는 동안 넌 뭘 할 건데?"

"파낸 흙을 구덩이에 도로 차 넣을 거예요."

"그럼, 그렇게 하렴."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케빈은 새미의 으름장에 그냥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빠는 늘 케빈에게 되묻고, 케빈의 대답에 "그럼, 그렇게 하렴." 하고 얘기해줍니다.

어느 날, 또다시 놀이터에서 새미를 만난 케빈은 이제 새미의 으름장에 집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대신 새미의 억지에 재치 있게 반박을 하죠. 예상 밖의 반응에 당황한 새미는 "넌 못 해!"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새미가 소리를 지르며 으름장을 놓자 케빈이 말하죠.

"그럼, 그렇게 해."

"뭐라고?"

"어디 한번 해 보라고."

새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케빈의 옆에 앉습니다.

어느샌가 둘은 함께 커다란 모래성을 만들었습니다.

 


케빈의 아빠는 참 현명한 아빠다. 만약 내 아이가 놀이터에서 다른 친구에게 당하고 들어온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화가 나서 따지러 가거나, 자신의 아이에게 "바보 같이 당하고만 있었어?" 라며 괜한 화풀이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속의 케빈 아빠는 그 속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굉장히 차분하게 아이에게 그럴 땐 어떻게 할지를 물으며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기 때문에 케빈은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스스럼없이 아빠에게 털어놓을 수 있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게다가 상대방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넓은 마음까지.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내가 케빈 아빠의 대처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라는 사회에서 아이가 잘 지낼 수 있도록 현명하게 이끌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케빈의 아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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