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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아이의 책

살색은 다 달라요

'살색'이라는 표현을 지양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우리는 흔히 '살색'이라고 하면 살구색을 떠올린다.

바로 보통의 우리들 피부색이다.

그런데 그 '살색'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검은색이 될 수도 있고, 흰색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같은 갈색이라도 이 책에서 표현하듯이 계피 색깔일 수도 있고, 노릇하게 살짝 구운 식빵 색깔일 수도 있으니까.

갈색에도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갈색이 있는가!

 

레나의 엄마는 조금씩 빛깔이 다른 여러 가지 갈색이 있음을 이야기 해준다.

암갈색, 황갈색, 다갈색, 모래색, 갈색, 황토색, 흑갈색, 적갈색, 연갈색 등등.

 

 

캐런 가츠 글,그림/신형건 옮김

 

"적갈색이요? 하지만 엄마, 갈색은 그냥 갈색이잖아요."

"그렇지 않아. 조금씩 빛깔이 다른 갈색이 참 여러 가지가 있단다. 우리 산책하러 가자. 그러면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레나는 엄마와 산책을 나간다. 

산책길, 놀이터에서 연한 황갈색 피부의 친구 소니아를 만난다.

진한 초콜릿빛 갈색의 이자벨, 잘 익은 복숭앗빛 황갈색의 루시 그리고 벌꿀색 피부의 미나도 만난다.

낙엽과 비슷한 다갈색 살색을 한 사촌 카일도 만나고, 공원을 산책하는 밝은 코코아빛 갈색의 카를로스도 만난다.

피자가게 아저씨 펠레그리노 씨는 갓 구운 피자의 빵처럼 황금빛 갈색이고, 보모인 캔디 아줌마는 불그스름한 구릿빛진한 호박색을 띤 보석같이 아름다운 살색이다.

 

 

 

"엄마, 사람들 다리 좀 봐요. 모두 다른 색이에요."

 

레나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 아름다운 빛깔을 띠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물감들을 섞어 멋진 색깔들을 완성한다.

 

 

 

"엄마, 여기 좀 보세요. 아름다운 우리들의 빛깔이에요!"


주인공인 일곱 살 레나는 본인의 살색을 '계피 색깔'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레나에게 살색은 계피 색깔인 것이다.

그러니 '살색'으로 칠해야 한다고 하면 누군가는 계피 색깔로, 누군가는 노릇하게 살짝 구운 식빵 색깔로, 

또 누군가는 잘 익은 복숭앗빛 황갈색으로 색칠하겠지.

 

모든 살색은 다 아름답다. 

그러니 '살색'은 '아름다운 색'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아이에게 '살색으로 칠해보자.'라고 말하지 말고 '아름다운 색으로 칠해보자.' 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럼 아이는 어떤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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