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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육아서

신의진의 초등학생 심리백과

얼마 전 유튜브에서 신의진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도서관에서 <신의진의 초등학생 심리백과>라는 책을 빌렸다.

예약을 하고 기다렸다가 입고 문자를 받고 책을 찾으러 간 나는 깜짝 놀랐다. 

말 그대로 정말 '백과'였다. 책의 두께에 한 번 놀라고, 방대한 내용에 또 한 번 놀랐다.

프롤로그에는 엄마들이 가장 많이 묻는 베스트 질문 31이 있다. 

현재 자신의 고민 부분을 찾아서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chapter1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chapter 2는 초등학교 2~3학년, chapter 3는 초등학교 4~5학년, 마지막 chapter 4에는 초등학교 6학년의 특징과 교육 방법 등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도서관에 반납하기 전에 포스팅을 하기로 했지만, 너무나 많은 내용이 담긴 책이라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현재 내 아이에게 초점을 맞춰서 chapter2의 2~3학년 부분,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주의 깊게 본 부분을 발췌했다.

이 책을 작년에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소중하고 또 중요한 초등학교1학년 시기를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에 속수무책으로 흘려보낸 것만 같다.

그래도 이제라도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읽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초등학교 2~3학년 엄마들에게

부모가 아이에게 꼭 갖게 하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보통 10살 전에 공부습관을 비롯한 아이들의 모든 습관을 잡아야 한다고 하지요. 이는 발달학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꼭 맞는 말입니다. 규칙을 지키는 것을 재미있어하는 이 시기를 지나 4~5학년이 되면 그동안 지켜왔던 모든 규칙에 대해 "왜 그래야 하는데?" 하며 토를 달기 시작합니다. 지키던 규칙마저도 거부하는데 새로운 규칙을 가르쳐 습관으로까지 만든다는 건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아이 인생의 초석이 되는 습관들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만큼은 부모가 바쁜 것이 좋지 않습니다. 그동안 맞벌이로 정신없이 아이를 키웠던 부모라도 초등학교 2~3학년 때만큼은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그러려면 아이와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요. 교육은 '양보다 질'이라고 하지만 아이와 의사소통을 하고 아이의 일상을 챙길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은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3학년 여름방학부터는 공부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저학년 때까지는 실컷 놀게 하다가 고학년부터 공부를 시키겠다는 부모도 있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안 하던 공부가 하루아침에 잘 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이 시기의 공부는 깊이 있는 내용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책상에 앉아 주어진 과제를 해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매일 일정시간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규칙 지키는 것을 좋아하는 이 시기에 공부습관을 잡지 못하면 사춘기가 시작되는 고학년 때는 일부 뛰어난 아이를 제외하고는 공부하는 것 자체가 무척 힘들어집니다. -p.9/10

 


 

Chapter 2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마다 공부법이 따로 있나요?

 

한눈에 파악하는 아이 VS 꼼꼼히 따져서 아는 아이

아이들이 사물을 인지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시적 정보처리 방식과 순차적 정보처리 방식입니다. 동시적 정보처리 방식은 쉽게 말해 '척 보고 아는 것'이고, 순차적 정보처리 방식은 '꼼꼼히 따져서 아는 것'입니다. 

부모가 옆에서 관찰한 것으로도 아이의 인지방식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빠릿빠릿하고, 대충 보더라도 쉽게 감을 잡는 아이들은 동시적 정보처리 능력이 높다고 할 수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꼼꼼히 따져보는 아이들은 순차적 정보처리 능력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어와 수학에서 두 방식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순차적 정보처리 방식을 취하는 아이들은 글 전체를 읽고 큰 주제를 잡아내어 제목을 붙이라는 문제가 나오면 기겁을 합니다. 반면 동시적 정보처리 방식을 취하는 아이들은 한눈에 알 수 있는 도형문제는 쉽게 풀지만 복잡한 연산 문제를 대하면 어렵다고 고개를 젓습니다. 

두 가지 인지방식 중 어떤 것이 더 공부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인지 방식을 파악해서 부족한 점을 메워주는 것입니다.

 

 

인지 방식에 따른 맞춤식 학습법

동시적 정보처리가 빠른 아이들은 추상적 사고가 뛰어나고 감을 빨리 잡습니다. 공부를 할 때 꼼꼼히 따지지 않고 척 보고 대충 감으로 때려잡아 실수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서는 날아다닐 정도로 실력을 발휘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3학년 때까지는 야단을 치지 말고 아이의 성향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다 4~5학년이 되어 논리적으로 문제를 이해하여 차근차근 해결해야 할 때에는 한 문제를 풀더라도 나누어 읽게 하고, 차례대로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됩니다. 

순차적 정보처리 방식을 갖춘 아이들은 고학년이 되었을 때 국어 등에서 제시문을 읽고 핵심어를 찾으라는 문제가 나오면 머리를 싸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문장 하나하나의 의미를 파악하기 전에, 전체적으로 글을 읽은 다음 지은이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생각해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글만 읽게 한 다음 직접 제목을 달게 하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됩니다.

 

이렇듯 아이들의 인지 방식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야 합니다. 인지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으면 아이에게 맞는 공부법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자신의 인지 방식에 맞춰 공부한 아이들은 중학교에 가면서부터 확연하게 발전합니다. 자기에게 꼭 맞는 공부방법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에 열의를 가지고 자신의 단점을 극복해가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때는 내 아이의 인지방식과 그것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해야 합니다. 시험 점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공부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는 아이가 문제를 대충본다고 생각하고 잦은 실수를 하는 아이를 야단치며 꼼꼼하게 문제풀이를 쓰도록 했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계속 그리 했을 테고, 내 아이의 생각 주머니는 점점 더 쪼그라들었겠지.

아이의 직관력을 보호해주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겠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특별한 능력, 직관

동시적 정보처리 능력이 높은 아이들은 직관이 특히 발달한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순차적 정보처리 능력이 높은 아이라도 높은 직관을 보인다. 예를 들어 이 시기 아이들에게 시간을 맞추는 문제를 주면 큰 바늘이 1, 2, 3을 가리킬 때 5분, 10분, 15분이 되는 것을 일일이 계산하지 않는다. 그냥 시계 그림을 보고 대충 계산한 다음 답을 적는데 이는 논리적으로 계산하는 능력보다는 바늘 사이의 간격을 대충 가늠하여 한눈에 파악하는 직관력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직관력은 어떤 문제를 접했을 때 일일이 따져보지 않고도 답을 알아내는 능력이다. 저학년 때는 한번 읽고도 풀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많아 그 직관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데 이런 능력은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한번 보고 아는 아이들에게 굳이 풀이 과정을 쓰고 전후 관계를 따져보라고 강요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직관이 발달한 아이들은 구체적인 것을 외워야 할 경우에도 그것이 전체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따져가며 외우기 때문에 고학년이 되면 공부를 잘하게 된다. 저학년 때 너무 논리를 따져가며 직관을 방해하면 아이의 생각 주머니를 작게 만들 수 있다.

 

 

매일 30분씩보다는 이틀에 1시간씩

10살 아이들에게는 하루 한 시간 이상 게임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게임 시간을 정할 때는 '하루 30분씩 매일'보다는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이 낫습니다. 30분이라도 매일 게임을 하면, 게임을 매일 하는 습관을 고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맞다. 그렇다면 TV도 매일 30분씩 보다는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이 나으려나? 

몸에 나쁜 음식이 맛이 있듯, 좋지 않은 습관은 참 금방 몸에 배이는듯 하다.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친구관계는 아이의 학교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아이는 친구를 통해 사회성을 키우고 세상을 살아가는 규칙을 터득합니다. 인생을 결정하는 가치관도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친구를 만들어주겠다고 억지로 또래와 어울리게 하면 되레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 없이 혼자 놀 때 아이의 모습을 관찰해보세요. 혼자서도 잘 논다면 일단은 안심해도 좋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기분에 따라 친구관계가 수시로 바뀐다. 어제는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더니 오늘은 쳐다보기도 싫다는 둥 변덕을 부린다. 남자아이나 여자아이 모두 이성친구를 '외계에서 온 인간'정도로 취급하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아이에게 꼭 알려줄 범죄 & 안전사고 예방법

  1. 낯선 사람이 길을 묻더라도 최소한 1.5m이상 거리를 두고 대답할 것
  2. 집에 혼자 있을 때에는 초인종이 울려도 나가지 말 것
  3. 집에 어른이 없을 때 전화를 받지 말 것
  4. 엄마 아빠의 전화일 경우 한 번 울리고 끊긴 후, 그다음에 오는 전화를 받을 것
  5. 밖에서 엄마 아빠를 잃어버렸을 때에는 가까운 가게 점원에게 도움을 청할 것
  6. 모르는 사람의 차에는 절대 타지 말 것
  7. 건널목이든 인도든 길을 걸을 때는 장난치지 말 것
  8.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화장실에 갈 때는 꼭 친구와 함께 갈 것
  9. 공사 현장이나 빈집 등 사람이 없는 곳에 가지 말 것
  10. 이상한 일을 당했을 때에는 누가 말하지 말라고 해도 반드시 말할 것

어제 <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라는 책을 포스팅하면서 아이에게 무엇보다 안전교육이 제일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었다. 이 책 역시 '안전'에 대한 것을 빼놓지 않고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거나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라면 하루라도 빨리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듯싶다.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미 고학년이 되었다고 해도,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은 늘 따라다니는 그림자 같은 것이므로 학년 상관없이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