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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육아서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

책 구입 시기: 2020년 6월

 

이 책을 좀 더 빨리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19세기의 아빠가 이와 같은 신념을 갖고 자녀를 교육시켰다니!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이는 얼마든지 교육과 환경에 의해 바뀔 수 있고, 영재가 될 수 있다고 칼 비테는 말한다.

그리고 지혜롭고 똑똑한 아이를 낳아 키우기 위해서는 좋은 배우자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하며, 임신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 중에는 부유하게 살기 위해서 부잣집 아가씨와 결혼하는가 하면 출세하기 위해서 명문가 규수와 결혼하고, 춤 솜씨에 반해 결혼하거나 단지 얼굴이 예쁘다는 이유로 결혼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이렇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배우자를 찾는 행태가 매우 싫다. 자신과 아이 모두의 행복을 보장받으려면 목적에 맞는 여자가 아니라 건강하고 내면이 아름다우며 성품이 좋은 여자를 부인으로 맞아야 한다. 단, 가족력의 여부와 눈에 띄는 문제점 정도는 살펴야 한다. -p.19

 

 

그는 실제로 아들 칼을 갖기 3개월 전부터 몸가짐을 조심히 했고, 아내가 임신 중일 때는 태교에 힘을 보탰으며, 아내를 존중하는 자상한 남편이었다.

그는 화목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아주 어린 시절부터 조기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조기교육'을 주장했다는 글을 보면 거부감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칼 비테가 말한 조기교육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선행 개념의 조기교육이 아니었다. 그는 어린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그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깨워줄 수 있는 그러한 교육을 말하고 있었다. 

 

 

나의 교육 목표는 아이의 잠재력을 계발하는 것으로, 이 논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늘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내 교육이론의 핵심은 아이의 지능이 형성되는 순간부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는 일고여덟 살 때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교육사상이 크게 유행하던 때다. 이 사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조기교육이 아이의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해 두려움에 떠는 부모들이 많았다. 나는 이런 잘못된 관념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의 이론이 머리속까지 파고든 사람들에게 범재를 영재로 만들 수 있다는 내 이론은 논할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심지어 아들 칼이 교육을 받은 뒤에 다방면에서 보통 아이들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둬도 사람들은 이것이 교육의 결과가 아니라 원래 타고난 것이라고 치부했다.

과연 내가 어떻게 해야 믿을까? 앞서 얘기했지만 내 아들은 영재는커녕 정신박약아였다. -p.41

 

 

칼 비테는 아주 어린 영아기 때부터 어떤 식으로 아이를 교육시키면 좋을지를 자신이 아들에게 했던 방법들을 예로 들면서 친절하게 이야기해준다.

시골 작은 교회의 가난한 목사였던 19세기의 아빠 칼 비테가 자신의 아들에게 했던 교육 방법들은 지금 현재 2021년을 살고 있는 내가 내 아이에게 적용해도 될법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무엇보다 내가 감명 깊게 읽었던 부분은<chapter 5 어떻게 분별력을 키울까>라는 부분이었다.

칼 비테는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옳고 그름, 선함과 악함에 대해 가감 없이 설명해주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해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사리를 이해하고 자신을 스스로 보호해서 결코 선의의 바보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118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최대한 빨리 세상의 진면목을 이해하고 진정한 '선(善)'을 추구하게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에게 진정한 '선'이 무엇인지 또 '악'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악이 뭔지 모르면 선도 행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아이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면하게 하지 않고 못 본척하게 한다. 그런데 이건 속임수이지 않은가.

사회의 어두운 면은 아이가 상상하는 허구의 아름다운 세계에서 사람을 마비시키고 어리석게 만들며 속임수를 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잔인한 일이 있는가.

아이들은 미소 짓고 친절한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사기꾼이나 유괴범은 모두 그런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겉보기에 좋아 보이는 사람도 실제로는 나쁜 사람일 수도 있고, 무섭게 생겼는데 의외로 좋은 사람일 수 있다는 걸 아이들은 잘 모른다. 때문에 아이에게 세상의 진상을 이해시키는 것은 부모와 교사의 막중한 책임이다. -p.118/119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와 같은 말을 들으면 크면서 저절로 알게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거야말로 정말 중요한, 꼭 가르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칼 비테는 어떻게 이런 부분까지 생각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그는 자신의 아들을 '멀티형 인재'로 키우고 싶었다고 말한다. 대체 이 아빠는 몇 세기를 앞서갔던 것인가!

왜 칼 비테의 책이 가정교육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조기교육은 아주 어릴 때부터 바른 습관과 지혜를 길러주는 것을 뜻하고 있었다.

물론 아주 어릴때부터 언어를 그것도 많은 다양한 언어를 가르쳐야 한다든지 하는 학습적인 부분들도 있다.

그렇지만 책을 읽어보면 칼 비테가 주장하는 것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지혜롭고 똑똑한 사람'으로 자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쓴 것이다.

이 책은 육아서의 고전이다.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했던가. 맞다, 이 책이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