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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육아서

아이가 앞에 가고 엄마가 뒤따라가는 <아이표 영어>

책 구입 시기: 2019년 7월

 

영어 유치원 3년 차가 된 아이의  writing이 다른 영역에 비해 부족해 보였다.

처음엔 아직 한글도 못 뗀 아이가 영어로 글을 쓰는 건 부족한 게 당연하지 하는 느긋한 마음이었는데, 

어느 날 같은 반 아이들의 글을 보니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영어 무식자인 엄마 때문인가 싶어 자책도 하고, 남들은 뭔가 다른 걸 더 하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에 1:1 수업도 알아보는 등 엄마의 방황이 시작되었다. 바로 그때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책 표지에는 <미국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직 엔지니어 엄마가 11년간 직접 찾고 정리한 영어 공부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쓰여있었다. 그 자리에 선 채로 후루룩 책장을 넘기며 훑어보다가 좀 더 꼼꼼히 읽고 싶어 졌다.

책을 구입한 당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고, 힘이 되었다. 그때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들 중 몇 개를 옮겼다.

포스팅을 하면서 다시 읽어보니 그동안 내가 잊고 있던 것들이 보였다.

이래서 좋은 책은 곁에 두고 여러 번 봐야 하나 보다.

 

 

<1장> 엄마가 배웠던 방식으로는 이제 안 됩니다

 

예전에는 영어를 제대로 하려면 영어의 고장 영국과 미국 문화도 이해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과도 영어로 소통을 해야 하는 세상이 돼요. 영어가 세계인의 언어가 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폭과 깊이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가 요구될 거예요. -p.30

 

앞으로 세상은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뉴스를 실시간으로 받는 시대일 거에요. 그렇다면 단순 해석이 아닌 문해력을 갖춘 영어 능력이 요구된다고 생각해요.  -p.32

 

정보가 쏟아지는 속도는 더 빨라질 거예요. 쏟아지는 정보의 양은 더 많아질 거예요. 그 속에서는 가짜 뉴스와 사기성 광고까지 포함되어 있어요.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는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어요. 산더미 같은 정보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을 실시간으로 추려내는 능력이 앞으로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에요. 게다가 우리 아이들이 접할 그 정보들은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작성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렇다면 미래가 요구하는 언어 능력은 무엇일까요?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영어로 작성된 정보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구별하고, 찾아내고, 이해하고, 재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이에요. 단순한 해독이나 독해 수준이 아닌 문해가 가능한 수준의 모국어 능력과 영어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p.33

 

<2장> 아이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 전 엄마가 알고 있어야 할 것들

 

중요한 건 스펙이 아닌 스토리

- 입학사정관이 학생 한 명의 지원서를 훑어보는 시간은 15~30분 내외라고 들었어요. 심사받는 학생 관점에서 보면 짧은 시간이에요. 이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비슷비슷한 스펙 더미들이 입학사정관 앞에 쌓여 있어요.

모두 다 일등이에요. 모두 다 만점에 가까워요. 다 학생회장이고, 다 무슨 클럽 설립자이고, 다 무슨 무슨 대회 수상자들이에요. 어떤 학생을 뽑을까요?

학생들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것은 '에세이' 에요.  -p.47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다가 은퇴 후에 입시컨설팅을 하는 이들이 있어요. 그들이 강연회에서 자주 하는 말이 독특한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라는 거예요.  -p.48

 

스펙을 잘 쌓은 아이들은 있지만, 독특한 스토리를 가진 아이가 드문 이유는 아이들에게 여유가 없기 때문이에요.

스펙을 쌓느라 바빠서 아이들이 독창적인 자신의 이야기를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창의력 계발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빡빡한 스케줄이에요.  -p.50

 

곧 개학을 앞두고 학원 스케줄을 조정하다 보니 아이의 하루가 고단해 보였다.

그렇다고 여기서 뭘 더 줄일 수 있을까... 그래서 아직까지 수학 학원도 보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데...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당시에는 공감하며 밑줄 친 이 부분이 지금은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고민이 되었다.

 

영어 유치원과 영어 학원 다니면서 계속 승급 시험을 보는 시스템에 오래 속하는 것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아요.

아이들은 옆에 있는 친구보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1주일에 단어를 40~50개씩 외워서 보는 시험이 아이 영어 실력의 척도가 아니에요. 몇 학년에는 리딩 레벨이 몇 점 대가 나와야 하고, 몇 학년에는 토플 점수가 어느 정도 나와야 하는지가 영어 공부의 목표가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누구보다 잘하기 위한 영어는 국내용 영어예요. 글로벌 영어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영어가 되어야 해요.

끊임없이 올라가야 하는 사다리에서 내려와야 옆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여유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p.77

 

지금 아이가 다니는 영어 학원이 바로 이런 승급 시험 시스템의 학원이다. 

그런데 이런 테스트가 없는 학원이 있을까? 우리 동네에만 없는 걸까? 내가 모를 수도 있겠지.

이 부분도 고민이다. 다행히 아이는 아직까지는 크게 스트레스받지는 않는 거 같다. 

좀 더 주의 깊게 아이를 지켜봐야겠다.

 

  • 아이 영어 공부 시작 시기는? 아이마다 달라요.  남의 아이 바라보지 말고 우리 아이만 유심히 잘 지켜보세요.
  • 엄마표 영어와 사교육 중 선택한다면? 집마다 다르고 아이마다 다르고 아이가 자라고 공부하면서 계속 변해요. 정답은 없어요.
  • 가장 효과적인 아이 영어 공부 방법은?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아이의 학습 능력, 취향, 성향에 대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공부해야 해요.

보통, 전문가들이 쓴 책에서는  10살 전후로 외국어를 익혀야 한다. 모국어를 완전히 습득한 후에 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보았다. 나 역시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전 까지는 그 말을 전적으로 믿었다.

그런데 막상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니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주위에서는 다섯 살은 너무 어리다. 여섯 살에 보내라. 영어유치원 나와봤자 학교 가면 다 까먹는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렇게 주위의 반대 속에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냈고, 그 선택에 후회 없다.

오히려 가장 잘한 선택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영어 공부의 시기와 방법은 정말 아이마다 다른 것 같다.

 

<3장> 아이표 영어 공부의 모든 것

 

충분한 듣기가 먼저예요. 듣기는 정말 많이 해야 해요. 차고 넘치도록!

 

아이가 좋아하는 걸 틀어주세요. 아이가 듣고 싶어 하는 걸 틀어주세요. 

 

영상물은 혼자 보게 놔두지 마세요. 엄마와 소통하면서 봐야 아이가 영상에 함몰되지 않고, 영상을 즐기면서도 정신이 깨어있을 수 있어요.

 

아이 혼자 놔두지 마세요. 그 시간이 외롭고 지루하면 영어책이 싫어질 수 있고 영어 자체에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어요.

영어 못한다고 듣기 싫어하는 아이도 엄마와 함께라면 극복하고 즐길 수 있어요.

 

  • 무작정 많이 들으면 해결되나요? 아니오. 최소 70~80%는 알아듣는 콘텐츠를 고르세요. 20~30% 이해하는 건 들이붓는 시간 대비 효용성이 낮아요. 아이에게 듣기가 고통일 수 있어요.
  • 한글책처럼 엄마가 읽어줘야 하나요? 엄마가 읽어주는 게 제일 좋아요. 한글책 읽어주듯 신나게 읽어주세요. 발음은 신경 쓰지 마세요. 아이는 엄마 발음보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에 더 집중해요.
  • 영상물은 언제부터 보여주나요? 만 3세 이전 아이에게는 득 보다 실이 커요. 이때는 엄마 공부용으로 사용하세요. 엄마가 유튜브로 먼저 몇 번 듣고 아이에게 책으로 읽어주세요. 아이가 좀 크면 엄마와 함께 보는 것도 괜찮아요.

책을 아이가 고르게 도와주세요. 엄마가 고르면 보통 바람과 소망으로 가득 찬 욕심에 눈이 멀어 아이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기 어려워요. 아이의 리딩 레벨이 3점대가 나왔는데 1점대 책만 꺼내 온다면, 그 아이는 지금 1점대 책이 편하고 즐거운 거예요. 아이가 스스로 더 어려운 책을 골라올 때까지 조금 기다려 주세요. 정기적으로 보면 엄마가 몰고 가는 것보다 그게 훨씬 빠를 거로 생각해요. -p.127

 

이 말은 정말 100% 공감한다!! 이전에 다니던 영어 학원은 책의 선택권이 아이에게 없었다. 그냥 아이의 리딩 레벨에 맞는 책을 학원에서 일주일에 몇 권씩 대여해주는 시스템이었다. 당시에 아이는 영어책 읽는 걸 너무 싫어했고 대여해준 책도 매번 읽지 않고 반납했다. 독후활동은 당연히 하지 못했다. 

(엄마인 나 역시, 내 기준에서 좋은 책을 아이에게 사주었다)

그런데 학원을 옮기고 자기 마음대로 책을 고를 수 있게 되자 아이는 독서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었다.

그리고 엄마의 결정, 학원 선생님의 결정이 아닌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읽게 되자 레벨도 급속히 올라갔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는, 정말 책을 즐기는 아이가 되었다. 

 

리딩 레벨이 올라갈수록 책은 두꺼워지고 어려워지기 때문에 낯선 단어는 더 많이 나와요. 영어를 잘할수록 모르는 단어가 나오는 책을 읽게 될 확률이 높아져요. 그러니 모르는 단어는 그냥 평생 나온다고 생각하는 게 편해요. 단어는 외워야 하는 게 아니라 매번 만날 때마다 인사하면서 친해진다고 생각하면 좋아요. 다독을 통해 몸에 익히는 거예요.

다만, 논픽션 장르 어휘들은 한글책 독서를 통해 먼저 익힌 후 따로 암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p.133

 

영어 읽기는 한글로 해석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며 이미지로 학습해야 해요. 직독직해 연습한다고 한국어로 번역하게 하지 마세요. 

그냥 읽으면서 감으로 파악하고 중요한 것을 간추려내는 능력을 키워야 해요. 해석과 번역을 거치지 않고 그냥 이해하고 사용하는 습관이 되어 있어야 읽는 속도가 빨라져요. 그래야 듣는 속도도 빨라져요.  -p.136

 

영어로 글쓰기는 영어 읽기가 어느 정도 된 후에 시작하세요. 읽기 실력이 2~3학년 수준일 때 문법과 쓰기를 하면 쓰기가 지루한 학습 과정이 되기 쉬워요. 5학년 수준의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실력이 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문법과 쓰기에 신경 쓰는 게 효과적이에요.  -p.157

 

아이는 여전히 다른 영역에 비해 쓰기가 약하다. 저자의 말대로 5학년 수준의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해봐야겠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4장> 아이표 영어 공부를 위한 영어책

 

이 챕터에는 영어책 사는 방법, 고르는 방법, 리딩 레벨 이해하기, 미국 아이들은 연령별로 어떤 책을 읽는지 그리고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도 좋아할법한 책들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예쁜 책 표지 사진까지 들어있어서 아이랑 같이 보면서 골라 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5장> 아이표 영어 공부를 위해 엄마가 준비해야 할 것들

 

사는 나라나 도시에 따라, 다니고 있는 학군이나 학교에 따라 만나게 되는 선생님과 친구가 달라져요. 아이가 결정한 부분이 아니라 부모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 부분이에요. 같은 학교 내에서도 부모 성향과 상태에 따라 어울리는 친구 집단이 달라지는 걸 자주 목격해요. 그래서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시대가 되었고, 개천에서 나는 용을 좋아하지도 않는 사회가 되었어요. 그렇다면 부모가 개천에서 먼저 나와야 해요. 아이가 우리 집 환경과는 다르게 특출 나길 바라는 것보다 우리 집 환경을 조금 더 좋게 만드는 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더 높아요.  -p.268

 

슬프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얘기다. 나 역시 내가 해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 좀 더 좋은 환경을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자꾸 생긴다.

 

 

명문대에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부모가 그 수준의 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거예요. 좋은 머리를 못 물려주었다면 성실하고 열심히, 즐겁게 공부하는 법을 같이 배우고 실천해서 학습 체질이라도 바꿔줄 수 있어야 해요. 공부하는 부모, 열심히 사는 부모, 대화가 통하는 부모, 물어보면 대답해 주거나 같이 해답을 찾는 부모라도 돼 주어야 우리 아이가 좋은 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높아져요.  -p.270

 

극 공감!! 아이에게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공부하는 부모, 열심히 사는 부모, 대화가 통하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영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거'예요.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는 알아서 꾸준히 하지 않아요. 아이가 어릴수록 이건 엄마 몫이에요. 계속 관심을 갖고 함께 해 주어야 해요. 그러려면 공부하는 아이의 체력만 필요한 게 아니라 함께 하는 엄마의 체력도 필요해요.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여유로운 마음을 유지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해요.  -p.274

 

육아든 교육이든 엄마가 지치지 않아야 한다. 조금 적당히 할 수 있는 것들은 적당히 해가면서 체력 소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집안일에 너무 몰두하지 말자. 반들반들한 집보다 지치지 않는 엄마가 중요하다. 정성 담긴 음식보다 짜증 내지 않는 엄마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