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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육아서

국제적 우등생은 10살 전에 키워진다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건 아이가 3살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제목에서 왠지 모를 거부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댓글을 보고 구입하게 되었다. 저자는 수학 교수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특히 수학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part3에서 다룬다)

책은 단순히 공부를 잘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공부뿐만 아니라 아이의 생활태도나 바른 습관을 길러주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직접 아이를 키워 본 아빠의 생생한 경험담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 책이었다.

 

Part 1 : 조기교육 대신 인성 교육이다

 

'수학적 환경'은 조기교육, 보습 학원, 고액 과외, 학습지 등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호기심과 질문을 많이 갖게 하고, 그것을 스스로 생각하여 해결하도록 격려하는 것, 즉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 줄 수 있는 환경을 가리킨다.

아이 키우기 어려운 시대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돈 없이는 아이를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고도 한다. 

하지만 아이를 키워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부모에게 소신과 열의만 있으면 돈이 있든 없든 엘리트로 키워 낼 수 있다.  -p.24

 

1. 사랑하기 때문에 온실 밖에서 강하게 길렀다

 

자립심 강한 아이로 기르려면 부모의 두려움을 극복하라

  • 아이의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라 - 부모의 노파심과는 달리, 아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하고 좌절하면 좀 어떤가. 그런 경험을 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공부다. 아이가 원한다면 도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물론 아이가 위험한 일에 도전하려 한다면 보다 신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못 하게 하는 것보다는 안전한 방법을 찾아 주자.
  • 아이가 원할 때만 도와줘라 
  • 아이의 감정을 부모가 앞서 표현하지 마라 - 아이가 신나게 달려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부리나케 달려가 아이를 안아 일으켜 세우고는 "많이 아프지?"라고 말한다. 또는 아이를 울지 못하게 할 요량으로 "괜찮아. 하나도 안 아파. 그렇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프고 안 아프고는 아이의 느낌이니 부모가 아이의 감정이나 느낌까지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자기 느낌도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무언들 혼자 할 수 있겠는가. 자심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도 자립심을 키워 주는 한 방법이다.

2. 실패도 힘이 된다

 

  • 부모가 아이의 전진기지가 되어야 한다 - 부모는 세상이라는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아이를 위한 안전하고 든든한 전진기지가 되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지지하고 격려해 주면 아이는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실패하더라도 부모에게 격려받고 다시 도전한다. 아이가 실패를 극복하는 힘은 부모의 믿음과 사랑에서 나온다.
  • 또래와 어울릴 기회를 많이 준다 - 또래와 어울릴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은 사소한 실패와 스트레스를 딛고 일어서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경험하는 실패에 내성을 기를 수 없다. 반면 일상에서 또래나 형제와의 경쟁을 통해 실패를 경험한 아이들은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도 스스로 터득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또래와 마음껏 어울리도록 하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
  • 아이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억압하지 않는다 - 실패했을 때 짜증이나 슬픔, 좌절감, 자신에 대한 분노 등의 감정이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흔히 '부정적'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억압해서는 안 된다. 적절하게 표현해야 아이가 마음을 깨끗하게 비우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떼쓰는 버릇은 어려서부터 용납하지 않았다

 

... 자기 의견을 떼가 아닌 말로 표현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딸아이가 막무가내로 무언가를 사 달라거나 해 달라고 조르면 야단을 쳤지만, 원하는 바를 차근차근 이야기하면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엄마 아빠는 네가 떼를 쓰면 절대 안 들어줄 거야. 네가 의견을 차분하게 이야기하면 그때 들어줄게."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런 말을 듣고 자라서인지, 떼쓰는 일이 거의 없었다. 대신 부모에게 자기 의견을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우리 부부도 딸아이의 의견이 타당하면 요구를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물론 딸아이의 요구가 타당하지 않을 때도 많았다. "다른 애들도 다 갖고 있어요.", "다른 애들도 다 한대요." 같은 이유를 댈 때면 절대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남들이 다 갖고 있다고 해서 너도 가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들이 다 갖고 있으니까' 말고, 정말로 가져야 하는 다른 이유를 대라고 했다. 

또한 나름대로 논리적 이유를 댄다고 해도 "안 돼."라는 말을 곧바로 철회하는 일은 없었다. 왜 그걸 갖고 싶어 하는지 잘 알겠지만 당장은 사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걸 사려면 엄마 아빠 돈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런 다음, 돌아오는 어린이날, 다음번 생일 등 언제 사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p.46

 

 

요즘 나의 고민에 대한 답변 같다. 며칠 전 아이가 슬쩍 말을 꺼냈다. 

누구누구는 키즈폰을 갖고 있다며 자신도 갖고 싶다고. 

아직은 안된다고만 말했는데. 이 글을 보니 다음에 또 얘기를 꺼낼 때는 저자가 일러준 방법을 써봐야겠다.

 

 

이런 과정을 통해 딸아이는 원하는 게 있을 경우, 떼를 쓸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의 '봉'이 아니며, 원하는 걸 손에 쥐기 위해서는 기다리거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도 배웠을 것이다.  -p.47

 

 

 

4. 아이와 대화하는 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이기려 하지 말고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 아이가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동안에는 아이의 감정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줘야 한다.  -p.54

- 매사에 아이를 이기려 한다거나 아이는 부모의 의견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부모의 독단이다.

때로는 "네 의견이 옳을 수도 있지." 하고 대범하게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부모도 아이도 상처 받지 않고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다.  -p.55

 

  • 아이의 일상과 관심사를 잘 알아 둬라

- 한 아버지가 아들과 대화할 때 스타크래프트를 예로 들었더니 귀 기울여 듣더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들의 표정이 마치 '어? 우리 아버지, 완전 꽉 막힌 분은 아니네.' 하는 것 같더란다. 이런 걸 부모가 아이에게 져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이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라고 해 두자

 

 

그리스 로마 신화에 푹 빠진 아이와 대화하기 위해 요즘 나는 머리를 쥐어짠다. 

도무지 그 복잡한 관계도가 외워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아이는 맨날 퀴즈를 내고 나는 맨날 틀린다. 그러다가 가끔 내가 답을 맞히면 아이는 굉장히 흐뭇해한다.

나도 내 자신이 대견하다. ^^ 

내가 제우스를 바람둥이라고 싫어하면, 아이도 맞장구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제우스가 바람둥이라서 신들이 많이 많이 생겨난 거라고. ^^;;

아이의 생각이 재미있다.

 

 

  • 방문 걸어 잠그기, 처음부터 용납하지 마라

- 기분이 좋지 않다고, 부모에게 싫은 소리 좀 들었다고 방문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는 건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다. 

방문만 잠근 게 아니라 마음의 문까지 걸어 잠갔다고 봐야 한다. 

아이가 방문을 탁 닫고 들어가거나 문을 걸어 잠글 때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내에게 꾸중을 들은 직후 제 방문을 쾅하고 닫은 적이 있었는데, 아내가 곧바로 따끔하게 야단을 쳤다. 방문은 소리 나게 닫는 게 아니라고, 실수로라도 그래서는 안 되고, 꾸중을 들은 직후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이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딸아이는 방문을 여닫을 때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공부할 때도 방문을 열어 놓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우리 집 아이도 언젠가 엄마에게 혼난 후 문을 쾅 닫고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때 이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 

나는 아이에게 책에 나온 그대로 (똑같진 않았겠지만 비슷하게) 얘기했다. 그리고 한 번만 더 문을 쾅 닫으면 문짝을 떼어내버리겠다고 했다. 그 뒤로 아이는 문을 쾅 닫지 않는다. 

 

 

  • 엄마의 열 마디 말보다 아빠의 글 한 줄이 효과적이다

-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한다는 말도 글로 전하면 쑥스럽지 않다. 아내 말로는, 아빠의 글 한 줄이 엄마의 열 마디 말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더란다. 가끔은 아이에게 "아빠는 너를 믿는다. 사랑한다."는 메일이나 쪽지를 통해 아빠의 속마음을 표현하자

 

 

아이가 유치원 때 남편은 아이가 잘 때 출근하고, 잘 때 퇴근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퇴근 후 노트에 편지를 써놓고 출근하는 거였다.

아이는 아빠의 편지를 읽고 답장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한글을 접했다.

아이는 가끔 그때의 편지 노트를 꺼내 읽는다.

같이 읽으면서 그때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이야기하는 건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다.

 

 

 

Part2  바른 습관과 태도가 큰 차이를 낳는다

 

여유를 갖고 기다리면 집중력 강한 아이로 기를 수 있다.

 

- 딸아이의 집중력과 끈기가 순전히 타고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제 손으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은 무조건 기회를 주었다. 더디다거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아빠가 해 줄게."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우리 부부의 이런 교육 방침이 딸아이가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성취감을 맛보게 했던 것 같다.  -p.64

 

끈기 있고 집중력 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가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성취감을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해낸 아이의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은 정말 보기 좋다.

부모가 조바심을 버리고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아이의 얼굴에서 이런 표정을 훨씬 더 자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65

 

  • 혼자서 잘 노는 아이, 방해하지 마라

- 아이가 뭔가 열심히 하고 있을 때는 방해 말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좋다. 

아이가 부모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 전까지는 아이의 놀이를 방해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아이의 집중력과 끈기를 길러 주는 길이다.

 

  • 아이의 능력에 맞고 흥미로워하는 과제부터 주어라

- 자신이 가장 끈기를 발휘하는 때가 언제인지 생각해 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때가 아니던가?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흥미롭고 능력에 맞는 일을 할 때 집중력과 끈기를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일단은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런 일들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맛보는 게 우선이다. 그런 다음 점차 덜 좋아하고 익숙하지 않은 일들에 도전하도록 격려한다.

 

  • 차분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줘라

- 평소 집 안을 깨끗하게 정돈해 두되, 일단 아이가 무언가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지나치게 깔끔함을 강조하는 건 좋지 않다고 말한다. 다행이다^^)

 

생활 습관과 성적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 습관이 바르고 규칙적이라는 것은 자기 통제력이 있고 시간 운용을 잘한다는 뜻인데,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이 두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p.73

 

불성실한 아이의 SOS는 과감히 무시하라

- 부모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지 준비물이나 도시락을 잊었다며 엄마에게 갖다 달라고 전화하는 아이들이 많다. 

.... 그런데 아이 대신 숙제를 해 주거나 준비물을 들고 학교로 달려가는 일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면?

엄마가 아닌 아이 자신이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지게 한다면? 아이의 생활 습관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믿을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의 생활 습관이 성실하지 못하다고 야단치지 말자. 알고 보면 부모가 아이의 뒤를 봐주기 때문이다.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가르쳐 놓으면 잔소리하지 않아도 자기 할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한다.  -p.79

 

 

배우려는 욕구가 넘치는 아이로 키우는 나만의 비법

 

- 우리 부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무턱대고 학원부터 찾아간 일은 없다. 아이 입에서 "배우고 싶어요."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서예를 가르치고 싶다면 서예 전시회를 찾아간다거나 작품집을 보여 주고, 피아노를 가르치고 싶다면 연주회에 데려가거나 평소 피아노 연주곡을 자주 들려준다. 아이의 경험이 다양하고 풍부할수록 배우고자 하는 욕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이 입에서 "배우고 싶어요."라는 말이 나온 이후가 더 중요하다. 

"그래? 정말 배우고 싶다고? 배우려면 꽤 힘들 텐데 정말 할 수 있겠어?" 그러면 아이들은 안달이 난다. 쉽게 얻을 수 없는 건 더 큰 욕구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때를 놓치지 말고 목표를 확실하게 잡아 주어야 한다. -p.88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도 검은 띠 딸 때까지 할 거 아니면 아예 배우지 말라고 했다. 물론 이렇게 재차 다짐을 받고 시작했어도 중간에 "나 이제 안 배울래요. 학원 가기 싫어요." 하는 소리를 듣게 될 때가 있다. 하지만 목표를 정해 주지 않으면 더 빨리, 더 자주 "안 할래요." 소리가 나온다. 

아이가 처음 가졌던 열의를 잃고 해이해졌다 싶을 때는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을 다시 한번 동원하여 주의를 환기시킨다. 예를 들어 피아노에 소홀해졌다 싶으면 연주회에 데려가거나 명반을 함께 들으며 감상을 이야기해 보는 식이다. 잔소리나 꾸중은 절대 도움이 안 된다.

아이가 해이해진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안 배우겠다고 할 때는 그냥 그러라고 했다. 설득하려 들거나 억지로 배우라고 압력을 넣지는 않았다. 대신 "네가 여기서 그만두겠다고 했으니, 앞으로 다시는 이걸 배울 수 없을 거야. 네가 다시 배우겠다고 해도 절대 가르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 딸아이는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다시 배우겠다고 말하곤 했다.  -p.90

 

 

표현하지 않는 생각은 생각이 아니다.

 

- 학습 중에도 아이가 어떻게 해서 그 답에 도달했는지 설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나는 딸아이가 계산 문제를 풀면 항상 "어떻게 풀었니?", "왜 그렇게 생각했니?" 하고 물었다. 그러면 답을 얻은 과정을 내게 자세히 설명하곤 했는데, 이를 통해 딸아이의 방법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창의적이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아이 역시 제 생각을 보다 명료하게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애가 생각은 깊은데 표현력이 좀 부족해요."라고 말하지 말자. 표현하는 만큼만 생각한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아이의 의견을 많이 묻고 표현하도록 격려해주자. 그게 곧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Part3  수학적 사고력만이 수학 잘하는 길이다

 

수학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줘라

- 수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려면 일단 '문제를 해결하는 쾌감'부터 맛보아야 한다. 그 통쾌하고 뿌듯한 기분을 많이, 자주 느껴 볼수록 아이는 수학과 가까워진다.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건 천천히 산책하는 것과 같다.  -p.108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수학 역시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해결 방법을 터득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생각할 기회는 주지 않고 가르쳐 주려고만 한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방법을 가르쳐 줄 테니 이대로만 하라는 식이다. 학교에서도 교과서 풀이 방법을 따르지 않았다고 꾸중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들이 수학을 암기 과목이라 오해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p.109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아이로 기르려면 부모가 지나친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에 대한 관심은 늘 갖고 있되, 가르치려 들거나 참견해서는 곤란하다. 요령을 가르치면 하루를 앞서는 아이로 만들 수 있지만, 스스로 요령을 깨칠 때까지 기다려 주면 평생을 앞서는 아이로 만들 수 있다.  -p.113

 

  • 가장 좋은 자극은 질문이다

-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가장 좋은 자극은 질문이다. 아이를 영재로 키운 부모들에게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는데, 수시로 질문을 했다는 점이다. 주변의 사건이나 현상들에 대해 그 원인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 아이가 질문하면 무조건 추켜세워라

- 아이들은 질문이 많다. 아이가 의문을 가질 때는 무조건 칭찬하고 격려해 주자.

작은 질문이라도 "와, 정말 멋진 질문인데?", "아주 근사한 질문이야. 어떻게 그런 걸 다 생각해 냈어?" 하고 격려해 주면 아이는 힘이 난다. 의문을 갖고 더 알고 싶어 한다는 게 얼마나 대견하고 멋진 일인가. 

아이는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 아이의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말고 역질문을 해라

- 아이가 질문을 하면 곧바로 해답을 주지 마라. "넌 어떻게 생각하니?", "글쎄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하고 역질문을 하면 아이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 역사적 사실이나 개념을 묻는 질문이라면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자.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아이가 완전히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되도록 풍부하게 설명해 주는 게 좋다. 그런데 이런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보다 더 좋은 대답이 있다.

"엄마도 정말 궁금하다. 네가 한번 찾아보고 엄마한테 가르쳐 줄래?"

이때 주의할 점은 무조건 아이에게만 찾아보라고 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아이의 질문에 엄마가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고,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수학교수 아빠가 고른 최고의 장난감

 

수학적 사고력 쑥쑥 키워주는 블록의 놀라운 힘

-끼우기 블록은 두루두루 활용도가 높은 아주 훌륭한 장난감이다.

특히 공간 감각을 기르는 데 아주 효과가 그만이다. 불록 세트 안에는 대개 완성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나타낸 겨냥도 책자가 들어 있다. 이 겨냥도를 보는 자체가 공간 감각을 기르는 과정이다. 아이는 겨냥도를 통해 만들어질 모양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고, 블록을 조립해 가며 그것을 실제로 확인해 나간다.  -p.122

 

그림책보다 더 재미있는 지도책 보기

- 지도 역시 아주 좋은 장난감이 될 수 있다. 값비싼 수학 교구나 학습지는 지도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아이가 도착지로 가는 길을 여러 가지로 궁리하는 것은 '경우의 수'를 찾는 경험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길을 찾는 것은 논리력과 추론력을 키우는 과정이며, 지도와 실제를 비교해 가며 방향 감각과 거리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지도야말로 관찰력과 방향 감각, 거리 감각, 공간 감각과 추론력을 키우는 데 더없이 좋은 장난감이다.

 

수 세기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익힌다

-취학 전에 책상 앞에 앉혀 놓고 연필을 쥐고 하는 수학 공부는 제발 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 엄마들에게는 이런 게 '제대로 된 교육'일지 몰라도 내게는 '과욕'으로 보인다. 교육적 효과도 떨어질 뿐 아니라 '수학'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줄행랑을 치는 아이로 만들기 십상이다. 수 세기를 비롯한 유아 수학 교육의 상당 부분은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자극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p.130

 

나도 아이가 여섯 살 때 엄마들이 많이 보내는 수학학원에 보낸 적이 있다.

아이는 세 달 만에 그만두었다. 그리고 수학에 질린 아이가 다시 수학을 접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

그리고 아홉 살이 된 지금 아이는 그 학원에 다시 가고 싶다고 한다. 이번에 가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보내지 않고 있다. 진짜 '필요' 할 때 보내주겠다고, 아직은 아니라고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영어와 마찬가지로 수학도 아이마다 시기가 다를 테니 일찍 보내는 걸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 아이의 속도는 아직은 아닌 것 같다.

 

 

  • 수를 세고 숫자를 읽을 기회를 자주 준다

- 사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다 보면 수 셀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냉장고에 달걀을 정리하면서, 빨래를 개면서, 연필을 깎아 주면서...

숫자 읽기 역시 일상에서 숫자에 주목할 기회를 많이 줄수록 효과적이다. 달력의 숫자를 가리키며 "오늘은 9월 2일이구나." 하고 말해주고, 엘리베이터에 타면 "자, 12층에 가자." 하면서 12가 적힌 버튼에 아이 손가락을 대 주고 누를 기회를 준다.

 

  • 10 이상의 수를 가르칠 때

- 10 이상의 수를 세는 법을 가르칠 때 부모가 먼저 열 다음에는 열하나, 열둘이라고 나서지 않는 게 좋다. 일단 열 개 이상의 대상을 셀 기회를 준 다음, 아이가 '어? 열까지 다 셌는데, 또 사탕이 남았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들자. 열아홉에서 스물로,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갈 때도 마찬가지다. 수학 교육에서는 '열하나, 열둘'을 세는 것보다 아이가 의문을 갖게 하는 게 더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

 

  • 정렬되어 있지 않은 대상을 셀 때

- 부모가 연필로 표시해 가면서 세어 보라는 둥, 센 건 이쪽으로 모아 놓으라는 둥 코치를 해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당장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순 있어도 결국 아이의 지능 발달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누군가에게 손쉽게 아이디어를 얻는 게 습관이 되면 의존적인 학습 태도를 갖게 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 스스로 세는 요령을 터득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기다려 주는 부모가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

 

  • 일정한 수를 다양하게 표현하게 한다.

- 예를 들면 "다섯을 손가락으로 나타내 볼까?" 하고 말한 다음, 아이가 다섯 손가락을 쫙 펴면 "그래, 다섯 개가 맞구나. 그런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고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왼손 손가락 두 개와 오른손 손가락 세 개를 펴도 다섯이고, 왼손 손가락 한 개와 오른손 손가락 네 개를 펴도 다섯이라는 걸 안다면 기본적인 수 개념이 확실하게 생겼다고 봐도 좋다.

 

 

측정 도구는 수 개념 키워 주는 요술 방망이

 

- 수 개념은 부피, 넓이, 길이, 무게 등의 크고 작음을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깊게 이해된다.

어릴 때부터 사물을 측정해 볼 기회를 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집안에 체중계, 저울, 온습도계, 들이나 부피가 다른 여러 개의 통 등 다양한 측정 도구들을 구비해 두고 아이에게 마음껏 다뤄 보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무게나 길이, 들이나 부피, 넓이 등의 개념을 자연스레 형성해 나간다.  -p.136

 

아이에게 측정을 경험시킬 때 몇 가지 유의할 사항이 있다.

1. 측정 도구들은 눈금이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된 아날로그로 준비한다.  측정하는 과정을 통해 수 개념을 체득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2. 단위는 정확하게 발음해 주어야 한다. 흔히 cm는 '센티'로 ml는 '밀리'로 줄여 읽곤 하는데, 아이 앞에서만큼은 정확하게 '센티미터', '밀리리터'로 이야기해야 한다. 

측정 결과에 대해서도 "몸무게가 몇이니?" 할 게 아니라,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이니?" 하고 정확하게묻는 게 좋다.

3. 눈금은 정확하게 읽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몸무게를 잴 때 눈금이 13.7을 가리킨다면, "14킬로그램이 조금 안되는구나." 또는 "14킬로그램에 가깝구나." 하고 읽어준다. 

4. 측정 도구들은 순차적이 아니라 한꺼번에 제공하는 게 효과적이다. 특히 저울과 시계는 같은 시기에 제공하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수 개념 형성에 큰 도움을 준다.

 

 

일상에서 측정 배우기

 

  • 목욕을 마치면 무조건 체중계 위로 직행

- 키와 몸무게 변화를 그래프나 표로 그려 벽에 붙여 놓으면 더욱 좋다.

 

  • 줄자를 이용하여 둘레 재 보기

- 줄자를 이용하여 아이의 신체 곳곳의 둘레를 재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줄자로 잴 수 있는 신체 부위를 아이에게 직접 꼽아 보게 한다.

 

  • 주방용 저울 이용하여 게임하기

- 밀가루 반죽이나 찰흙의 무게를 눈어림해 보고 실제 무게를 저울로 알아보기, 두 물건 중 어느 것이 더 무거울지 가늠해 보고 저울로 확인해 보기 등의 게임을 하면 재미있다.

 

  • 키를 재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 엄마 손으로 몇 뼘이나 되는지, 아빠 손으로 재는 경우는 어떤지, 연필로 재면 몇 개만큼인지 꼽아 보고 자로 잰 결과와 비교한다. 그리고 가장 정확한 방법은 무엇인지, 왜 그런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 아침에 일어나 온습도계 보기

- 아이 눈높이에 맞는 위치에 온습도계를 달아 두고, 매일 아침 온도와 습도를 알아보게 하면 좋다. 

특히 원 모양의 온습도계는 시계와 비슷하게 생겨 아이들이 더욱 재미있어한다. 시계와 저울 읽기를 연습시킬 때 동시에 사용하면 좋은 도구다.

 

  • 다양한 크기의 컵에 물 부어 보기

- 물이 담긴 컵을 아이에게 보여 준 다음, 크기가 다른 컵 하나를 꺼내 주고 "이 컵에 담긴 물을 여기에 따르면 넘칠까, 안 넘칠까?" 하고 물어본다. 아이가 우유나 요구르트를 마실 때도 컵 하나를 기준으로 분량이 넘칠지 아닐지 가늠해 보게 한다. 

 

 

 

사실, 이 책의 핵심은 수학에 대해 설명해주는 PART 3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팅을 위해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좀 더 이렇게 했었더라면...'하고 놓치고 지나간 것들이 생각나 아쉽기도 했고, '이제부터 이렇게 해봐야겠다.'라고 다시금 다짐하게 하는 것들도 있었다.

너무 좋은 팁이 많아서 내용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일단, 엄마인 나는 지치면 안 되기 때문에!! ^^

오늘은 여기까지 쓰도록 해야겠다. 

이 책은 이틀에 걸쳐 쓰는 걸로..^^

 

블로그 덕분에 예전에 읽고 그저 꽂아만 두었던 책들을 다시 보게 되고, 

책 속에 담긴 소중한 이야기들과 다시 만나게 되어 감사하다.

특히 이 책은 더 나중에 다시 읽었다면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딱 지금,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