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읽는 엄마/아이의 책

세 강도

줄거리

 

검정 망토와 높다란 검정 모자로 온몸을 가리고 돌아다니는 무시무시한 세 강도가 있었습니다.

컴컴한 밤이 되면 강도들은 훔칠 것을 찾아 돌아다녔고 사람들은 강도들이 무서워서 벌벌 떨었죠.

강도들은 갖가지 보물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깜깜한 밤. 강도들은 마차를 세웠습니다. 그 안에는 티파니라는 고아가 타고 있었는데, 티파니는 심술궂은 숙모네로 살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티파니는 강도들을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

 

 

"마차 안에는 티파니를 빼고는 보물이 한 점도 없었어. 그래서 강도들은 따뜻한 망토로 티파니를 감싸서 안고 데려갔어"

티파니를 데려온 후, 강도들은 자신들의 보물을 길을 잃은 아이나, 불행한 아이,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쓰기 시작했습니다.

강도들은 아이들과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커다란 성을 샀고, 아이들은 빨간 모자와 망토를 차려 입고, 새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성에 대한 이야기는 온 나라에 퍼졌습니다. 세 강도의 성에는 날마다 버려지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 결혼을 하고 성 근처에 집을 지었죠.

마을은 점점 커졌고, 온통 빨간 모자와 빨간 망토를 차려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사람들은 인정 많은 세 강도를 기리려고 뾰족 지붕이 있는 높은 탑 세 개를 세웠습니다.

강도 한 사람에 탑 하나씩이었죠.

 

아이가 다섯살때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0권을 세트로 구매했다.

그 100권의 책중에서 아이가 가장 좋아하던 책 중에 한 권이었던 <세 강도>

요즘 들어 예전에 읽었던 그림책을 종종 꺼내 보는 아이가 오랜만에 <세 강도>를 읽어달라고 갖고 왔다.

시간이 지나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니 그때 느꼈던 감정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을 느끼게 된다.

아마 아이도 그러지 않을까? 다섯 살의 아이와 아홉 살의 아이는 느끼는 게 다르겠지.

세 강도는 나팔총과 후춧가루 발사기, 커다랗고 빨간 도끼를 들고 훔칠것을 찾아다닌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모두들 세 강도를 무서워한다. 그런데 티파니라는 꼬마 아이는 세 강도를 보고 기뻐한다.

티파니에게는 심술궂은 숙모가 강도보다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무시무시한 강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다정한 보호자가 된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강도보다도 무서운 존재가 된다. 세 강도는 진짜 보물을 알아보는 눈이 있었고, 그 보물을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세 강도가 산 커다란 성에는 매일매일 보물이 들어온다. 아이라는 보물.


"어떤 돈이든, 언제 어디서나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토미 웅게러의 생각은 이렇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에 나오는 강도에 대해 아이들과 한번 다르게 이야기해 보자. 좋지 않은 방법으로 번 돈이지만 착한 일에 썼으니까 괜찮다든가, 어쨌든 남에게 피해를 주고 돈을 모았으니까 나쁘다든가 아이들 나름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이때에 주의할 점은, 아이들이 강도 편을 든다고 절대로 나무라지는 말라는 것. 법이니, 규범이니, 윤리니 하는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사회의 악으로 규정되는 일탈 행위를, 어린이들은 어른들과는 다른 눈으로 볼 수도 있으니.


나는 책을 읽으면서 세 강도의 나쁜 점보다는 <티파니>라는 보물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따뜻한 인간으로 돌아간 세 강도의 이야기만이 눈에 들어왔다. 과연 누가 정말 나쁜 사람인가?

 

'책 읽는 엄마 > 아이의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오는 날은 정말 좋아!  (0) 2021.03.28
비 오는 날 또 만나자  (0) 2021.03.28
힐드리드 할머니와 밤  (0) 2021.03.24
나비 나라의 요정 이야기  (0) 2021.03.22
왜 띄어 써야 돼?  (0) 2021.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