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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아이의 책

초등 선생님이 뽑은 남다른 관용어

매주 화요일. 우리 동네에는 꽤 큰 장이 열린다.

아이와 나는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시장을 함께 구경 간다.

군것질도 하고 알록달록 값싼 머리핀도 사고, 이것 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주에는 아이가 액세서리 구경을 하다가 팔찌 하나를 집어 든다. 

"엄마한테 잘 어울릴거 같아"라고 말하면서. 나는 가격을 물었다가 깜짝 놀랐다.

시장에서 파는 물건치고 비쌌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한테 "보는 눈이 있네~"하고 말해주었다.

아이는 다른 것들을 구경하고 지나가는 길에 다시 그 액세서리 가게를 기웃거린다. 아까 그 팔찌가 눈에 밟혔나 보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에서 의식하지 않고 곧잘 관용어를 사용한다.

관용어가 들어간 말은 어딘지 더 친근하고 재미나고 감칠맛이 난다.

"아까 그 팔찌, 너무 비싼 거 같아. 바가지 씌우는 거 아니야?" 

아이는 '바가지 씌운다'는 표현이 재미있었나 보다. 까르르 웃는다.

 

그동안은 의식하지 않고 관용어를 써왔지만, 앞으로는 조금 의식적으로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피아노를 쿵쾅쿵쾅 치면 "시끄러워"라고 말하는 대신 "귀청 떨어지겠다!"라고 말해보아야겠다. 새로운 표현이 재미있어서 아이는 또 웃을까?

평소에 이렇게 엄마가 관용어를 사용해서 이야기한다면 <초등 선생님이 뽑은 남다른 관용어> 책을 읽을 때 아이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엄마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는 책이다.

다만, 좀 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함이랄까?

 

 

이 책은 '멸치 대왕의 꿈', '반쪽이', '바리데기' 같은 전래동화 속에서 어떻게 관용어가 사용되고 있는지를 이야기를 통해 알려준다. 그냥 재미있게 동화 한 편 읽고 나면 관용어를 저절로 익히게 되는 것이다.

 

 

 

아부 잘하는 망둥이가 대뜸 머리를 숙여 큰절을 올렸어요.

"축하드립니다, 대왕님! 곧 용이 되실 꿈이옵니다!"

망둥이의 말에 모두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어요. 멸치가 갑자기 용이 되는 것은 서쪽에서 해가 뜰 일이니까요.

오직 멸치 대왕만이 입이 귀밑까지 찢어졌어요.

 

이렇게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관용어를 노출시켜주고, 뒤에 다시 각각의 관용어의 뜻과 예시를 또 한 번 들어준다.

 

 

아이와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러나 효과는 아주 좋은 책이다.

 

 

<초등 선생님이 뽑은 남다른 속담>, <초등 선생님이 뽑은 남다른 고사성어> 책도 함께 읽어주면 너무 좋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