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틀 밖에서 놀게 하라 책 구입 시기: 2019년 12월 아이를 학원 버스에 태우고 들어오는 길 오늘따라 무겁게 느껴지는 학원 가방과 지쳐 보이는 아이의 얼굴에 마음이 무겁다. 그저 어릴때부터 학원에 다니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저 혼자 가는게 아니라 주위 친구들 모두 학원 시간에 맞춰 뿔뿔이 흩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보니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다니게 된 것 같은 느낌.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옮겨 다니며 밤 10시 11시까지 숙제를 하다가 잠이 드는 일상이 자연스러운 아이들. 이런 스케줄을 버텨내야 성공한다는 주위의 말들. 육아서의 말과 현실의 말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이유는 이런 빡빡한 일상 속에서 조금이라도 아이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혹여라도 내가 너무 현실의 말.. 더보기
운명은 바뀔 수 있을까? 언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67퍼센트가량이 일 년에 한 번 이상 철학관이나 점집을 찾는다고 한다. - 「사주명리 인문학 p.6」 나는 일 년에 한 번 이상 철학관이나 점집을 찾는 67퍼센트가량의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갈 때마다 비슷비슷한 뻔한 얘기를 듣지만 그럼에도 해마다 점집을 찾게 되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나는 원래 불안감이 높은 사람이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희망적인 얘기를 듣고 싶다. 안 좋은 이야기들도 듣게 되지만, 부적을 써야 한다거나 굿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말은 듣지 않는다. 왜냐하면 애당초 그런 말을 하는 곳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안좋은 일이 있더라도 (있을 것 같더라도) 조심하면 된다는 조언을 듣는다. 그리고 잘 될 거라는 말을 들으면 조금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된다. 나는 점집을.. 더보기
팝업북 <신화 속 요정들이 펼치는 마법의 세계> 책 구입 시기: 2021년 6월 아이의 친구네 집에서 너무나도 멋진 책을 만났다. 로버트 사부다, 매튜 레인하트의 팝업북 라는 책이었다. 엄마인 내가 봐도 너무 멋지고 흥미로운 책이었다. 아이가 꼭 사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나도 그 책이 탐났다. 그런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는 절판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집 꼬마가 좋아할 만한 또 다른 팝업북을 발견했다! 그 책이 바로 였다. 책을 검색하다가 로버트 사부다가 유명한 팝업북 작가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작년에 롯데갤러리에서 팝업북 100여권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렸었다는 사실까지. 진작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겼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멋진 책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책에는 그리스, 이슬람 신화에서 중세 전설까지 각 나라 신화와 전설에서 만.. 더보기
남들이 읽고 싶어하는 글을 쓰고 싶으니까 나는 글이라는 걸 써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글을 쓰고 싶어하는 걸 보면 뻔뻔한 건지 무모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극본도 써보고, 소설도 써보고 시도 써보았다. 예전에는 노래 가사도 곧잘 끄적였다. 되지도 않는 기타를 치면서 어설프게 멜로디를 만들고 노랫말을 지어 붙이곤 했다. 그럼에도 나는 글이라는 걸 써본 적이 거의 없다. 수많은 글의 종류들 나는 어떤 종류의 글을 쓸 수 있을까? 음악에도 여러 장르가 있듯이 글에도 여러 장르가 있다. 나는 어떤 장르의 글이 어울리는 사람일까? 음악 취향도 때때로 바뀌듯 글의 취향도 때때로 변한다. 그런데 지금은 모르겠다. 음악도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듣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글도 그렇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어떤 글을 .. 더보기
아이가 만든 <우리 가족 조사책> 아이가 지난주 금요일 학교 여름 수업 시간에 '우리 가족 이야기'를 주제로 작은 책자를 만들어 왔다. 「00이네 가족 이야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질문이 나오고 그에 대한 답변을 아이가 적었다. 우리 가족이 쉴 때 이것은 꼭 한다. 우리 가족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우리 가족이 모두 모이는 때는? 우리 가족들이 좋아하는 취미는? 가족 중 재미있는 사람은? 가족 중 가장 힘이 센 사람은? 자랑스러운 우리 가족 00을 소개합니다. 이름 나이 직업 잘하는 것 특징 우리 가족을 칭찬합니다. - 이름과 이유 우리 가족 최고의 나들이 장소 1위, 2위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1, 2위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 1,2 위 가족이란 00 입니다. 왜냐하면 ( )이기 때문입니다. 이상이 작은 책자.. 더보기
글쓰기의 고단함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책 구입 시기: 2019년 7월 아이가 일곱 살이 되던 해. 뭔가 좀 여유가 생긴 것 같았다. 글이 쓰고 싶어 졌다. 그래서 이 책을 샀다. 하지만 나는 책을 사서 열심히 읽기만 했을 뿐이다. 10여 년 전 한국방송작가교육원에 다녔던 적이 있다. 처음 기초반으로 들어갈 때는 면접을 봐야 한다. 면접 대기실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글을 써본 적도 없었고, 배워본 적도 없었다. 어쩌면 그런 백지상태였기 때문에 도전해볼 수 있었던 것도 같다. 그때 나의 면접관은 드라마 의 작가였다.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뭔가요?"라는 질문이었다. 세 가지만 말해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내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에밀레 브론테의 폭풍의 .. 더보기
쓸쓸하지만 쓸쓸하지 않은,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나의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글을 처음 읽은 건 스무 살이 되던 해였던 걸로 기억한다. 집에 꽂혀 있던 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그 책의 원제가 이라는 걸 알게 된 건 그 후로 꽤 긴 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무튼 나는 상실의 시대를 엄청 지루해하면서, 그래도 읽기 시작했으니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의 내용은 다 잊어버렸다. 단지, 내가 억지로 끝까지 읽었다는 것만 기억에 남아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하루키의 책을 그 뒤로 읽지 않았다. 첫인상이 그닥 좋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만약 상실의 시대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그 후로도 계속해서 많은 책을 읽었겠지만 말이다) 다시 하루키의 글을 읽게 된 건, 스물 다섯살 즈음이었던가. 누군가 내게 라는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이야기해 준 .. 더보기
반짝 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2000년 초반, 에쿠니 가오리를 비롯해서 많은 일본 작가들이 국내에서 꽤 인기를 얻었던 기억이 난다. 나 역시 그 당시 많은 일본 소설들을 읽었었다. 어딘지 모르게 감각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랄까. 그런 분위기가 좋았다. 소설의 내용 보다는 소설의 분위기에 더 끌렸다. 제목 역시 그랬다. 이라는 제목을 보고 어떻게 그 책이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나도 모르게 그 책을 이미 사고 있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또 다른 소설 는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국내 개봉도 했었다. 친구와 함께 영화 의 시사회를 보러 갔었다. 40대의 여성이 자기 친구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도쿄 타워. 우리는 그들의 나이 차이보다, 영화나 소설의 스토리보다 여자 주인공의 아름다움과 남자 주인공의 풋풋함에.. 더보기